현대건설, 첫 성적표 받은 박동욱 사장…국내외 난관에 ‘전전긍긍’

현대건설, 첫 성적표 받은 박동욱 사장…국내외 난관에 ‘전전긍긍’

기사승인 2018-08-18 06:00:00

현대건설이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전년 분기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거두면서 올해 초 신임 사장으로 취임한 박동욱 대표이사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우루과이, 인도네시아 사업장 공기 지연 등으로 추가원가가 발생했고, 준공 시점을 앞둔 시기의 미청구공사금액도 수천억원의 넘는다. 

또한 얼마 전 강남 재건축 초대어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지구)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서 금품 살포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악재는 이어지고 있다. 

다만 하반기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등 해외 사업장 공정진행이 본격화 되면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증권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 현대건설, 해외사업 여파로 상반기 실적 부진…재건축 수주 논란도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매출 7조7782억원, 영업이익 439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81%, 13.92% 감소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지난해와 비교해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이다. 

현대건설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4조2401억원, 영업이익 2209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반면 건설 라이벌로 꼽히는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등은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국내 빅5 시공사 중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회사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다.

현대건설의 실적 부진은 해외 사업의 원가율 증가에 따른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해외현장에서 공기지연 등으로 추가 원가가 반영되고, 해외 대규모 현장들이 지연되면서 매출이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투자 채상욱 연구원은“현대건설은 지난 2017년부터 해외원가율이 92%대에서 97~102%대를 오가며 수익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분석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해외현장 2곳에서 추가 원가 500억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루과이 복합화력발전소에서 노조 파업에 따른 공기지연으로 300억원, 인도네시아 살룰라 지열발전소에서 발주처의 정보와 다른 화산지대 지반 문제에 따른 공기지연으로 200억원 등 총500억원의 추가 원가가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2조원이 넘는 미청구공사금액도 부담으로 작용된다. 현대건설의 올해 2분기 미청구공사금액은 약 2조7902억원(연결기준)으로 국내 주요 건설사(시공능력 10위권 내) 가운데 가장 많다. 이 가운데 플랜트 부문은 1조166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올해 공사가 만료되는 6곳 사업장의 미청구공사금액은 약 3300억원이 넘는다.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사업의 경우 공사 진행률이 97%가 되지만 미청구공사금액은 약 1234억원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준공 시점이 임박한 시기에 미청구공사금액이 많은 것은 리스크가 높다고 볼 수 있다. 통계적으로 손실 전이로 된 경우가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유보금(회수보류액) 조건과 같은 세부계약 조건이 있을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회수보류액은 계약에서 정하고 있는 지급전제조건이 모두 충족되거나 공사의 하자가 수정될 때까지 지급이 보류되고 있는 진행청구액을 의미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미청구공사금액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태다. 실적 대비 미청구공사금액은 적정 수준이라고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상황도 여러 악조건에 직면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강남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따기 위해 조합원에게 선물을 뿌린 혐의로 올해 4월 경찰에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박동욱 사장은 기업의 재무를 담당하는 CFO이기도 했다.  

또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주도하고 있는 사업인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계획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하반기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해외수주 사업이 확대되고 올해 분양사업(자체사업)이 완료되면 이익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키움증권 라진성 연구원은 "그동안 해외부문의 부진으로 수익성 회복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단기적으로 실적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해외부문 매출 회복에 다른 실적 개선과 ▲해외 수주 증가가 기대 ▲남북경협에 대한 실질적인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멀티플의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오경석 연구원은 “올해 3분기와 4분기 연결 매출 성장률은 각각 전년 대비 6%, 10.5%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중동 대형 현장들이 공정 후반부에 돌입하면서 성장 수주 모멘텀도 유효하다.올해 연결 해외 수주액은 전년 대비 78. 6% 증가한 11조8000억원으로 전망한다”라고 설명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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