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내가 죽어야 미투운동으로 인정받나”

김지은 “내가 죽어야 미투운동으로 인정받나”

5일 편지 통해 대중적 관심과 도움 촉구

기사승인 2018-08-18 18:14:42


죽어야 미투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죽어야 하는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김지은씨의 말이다. 김씨는 18일 오후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진행된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에서 자필 편지로 국민들의 관심과 도움을 촉구했다.

김씨는 편지글을 통해 지난 3월 이후 제대로 잠들지 못했다. 죽어야 제대로 미투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죽어야 하나보다고 생각한다이 악몽이 언제쯤 끝나고 일상은 언제쯤 찾아올지 모른다고 전했다.

김씨는 그날 안희정에게 물리적 폭력을 당했다. 직장에서 잘릴 것 같아 도망치지 못했다. 안희정의 미안하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말을 믿었다. 검찰의 집요한 수사와 법원의 이상한 질문에도 성실히 임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재판부를 향해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판사들은 안희정에게) 왜 김지은에게 미안하다 말하며 왜 그렇게 농락했느냐고 물었느냐. 왜 가해자에게는 묻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가해자의 증인과 증거는 들으면서 나와 진실을 말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듣지 않았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결을 해줄 판사를 만나게 해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기댈곳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나는 아는 법조인도 없고 아는 유력 정치인, 언론인, 고위 경찰도 없다. (나는) 하루하루 열심히 산 노동자이자 평범한 시민일 뿐이다. 권력자와 상사에게 받는 위력과 폭력은 내가 당한 것과 같다. 판사들은 성폭력은 다르다고 하지만 일상에서 당하는 무수히 많은 폭력과 무엇이 다르냐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씨는 대중을 향해 진실에 관심 가져달라. 만연한 2차 피해에도 수사는 더디다. 저들은 저열하게도 앞으로 거짓 정보를 퍼뜨릴 것이다. 관심 갖고 진실을 지켜 달라고 부탁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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