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스플레이 업계를 대표하는 삼성 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상반기 ‘어닝쇼크’ 성적표를 내놓자 향후 디스플레이 기업의 실적 전망에 대해 업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판매량 증가와 LCD(액정표시장치) 가격이 회복돼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하반기 중 실적 회복이 어렵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우선 실적 개선을 점치는 측에서는 양사가 생산하는 OLED 패널을 중심으로 하반기 수익이 개선될 것이란 예측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에 출시되는 애플과 삼성전자 등 신형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OLED 패널 공급이 확대되면서 실적 개선을 해낼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2018년형 아이폰에 들어갈 OLED 패널을 대부분을 납품하고 올해는 LG디스플레이도 최대 400만장의 OLED 패널을 애플에 공급할 예정이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인 DSCC역시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용 OLED 패널 공급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DSCC는 스마트폰 탑재용 OLED 패널 출하면적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58% 늘어난 247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OLED 공급량 증가는 OLED 시장에서 98%의 점유율을 가진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실적 개선에 호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BOE 등 중국산 LCD 업체들이 LCD 패널 하락을 멈춘 것도 호재다. 올 1분기부터 줄곧 국내 업체들의 주요 수익원인 LCD 패널 가격 하락을 주도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최근 수익성 등을 문제로 일부 LCD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등 저가 공세를 멈췄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수익의 90%를 의존하고 있는 LCD패널 가격 정상화가 당장에 영업 이익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형 OLED 패널을 통한 수익 개선도 기대된다. 최근 글로벌 TV제조사들이 OLED TV 제작에 나서면서 대형 OLED 패널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대형 OLED 패널 판매량이 29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공급에 문제만 없다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 OLED 사업에서 사상 첫 흑자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반면 하반기에도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우선 양사의 OLED 패널 주요 고객사인 애플 등 파트너사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실적 개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판매 둔화를 겪고 있는 현재 양사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 등의 스마트폰이 얼마나 판매될지는 모르지만,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적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즉 하반기는 전통적인 디스플레이 성수기는 맞지만 최근 판매 둔화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 상황을 볼 때 당장 큰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키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 디스플레이 역시 최근 2분기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 하반기는 계절적 성수기지만 전반적인 공급 물량 증가로 인해 실적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건재한 생산 능력도 문제다. 중국 LCD 업체들의 LCD 생산능력은 여전하고 국내 업체를 견제하고자 한다면 올해 들어서 시작된 ‘LCD 저가 공세’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의 신규 설비 가동으로 올해만 대형 LCD 생산능력이 7.9% 늘어나는 등 중장기적으로 LCD 업황은 하락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디스플레이 업계관계자 “당장 하반기에 적자 폭을 감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OLED로 사업 구조 전환을 통해 흑자 전환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