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 고갈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내년도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이 내년도 예상수입액의 13.6%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문재인 케어’ 성공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에 따르면 국회에 제출될 2019년도 건강재정의 정부부담은 7조8732억원으로 내년도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 57조8100억원의 13.6%에 불과하다. 이는 건강보험법에서 규정한 정부부담금 12조7193억원의 약 38%인 4조8461억원이 감소된 금액이자, 2017년 이후 3년 연속 13% 선에 그치게 되는 것이다.
반면 국민에게 부과되는 건강보험료는 정부의 3.2% 약속을 비웃듯 8년 만에 최고 수준인 3.49% 인상되는 등 부담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정부는 이번의 인상은 지난해 인상률이 낮은 데 따른 것이고, 3.2% 약속은 2022년까지 평균으로 지키겠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부담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도 현실이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와 다른 정부인 듯 행동하는 기획재정부는 건강보험법에 규정된 20%의 정부부담금을 낮추려고만 하고, 이마저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건강보험 정부부담금 미납액은 17조1770억원(국고 7조1950억원, 건강증진기금 9조9820억원)이라고 한다. 문재인 케어 소요비용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국회도 비협조적이다. 지난해에는 개원 이래 처음으로 2018년도 건강보험 정부부담금을 2200억원 삭감해 본회의를 통과시키며 공분을 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 부담금 지금을 명확히 하기 위해 현재의 ‘해당연도 보험료 예상수입액’ 조문을 ‘전전년도 결산상 보험료 수입액’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문재인 케어에 따른 2022년까지 보장성 강화 소요비용을 30조6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보장성 강화에 대한 비용일 뿐 의료비를 증가시키는 다른 요인들은 고려하지 않은 예상치로 건강보험 재정파탄을 국회와 보건복지부가 아닌 다른 정부가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야당은 재정확보에 대해 부정적인 비판으로 일색하고 있다. 하지만 비판만 있을 뿐 여당이든 야당이든 재정확보를 위한 대책이나, 정부부담금 미납 및 축소에 대한 법안 보완에는 인색함을 보이고 있다.
보다 많은 혜택을 받기를 원하는 국민들은 문재인 케어가 발표됐을 때 크게 환호했다. 더 이상 돈이 없어서 약을 먹지 못하고, 치료받지 못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제 국민들은 건강보험 재정파탄을 제일 걱정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재정파탄으로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의 떨어지게 될까 걱정에 비싸고, 제대로 지급도 해주지 않는 사보험에 지출을 늘려야 하나 걱정도 하고 있다. 매달 꼬박꼬박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는 국민이 봉이 된 듯한 느낌이다.
정부가 해야 할 걱정을 국민들이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고마워하기는커녕 안심하라고만 말한다. 또 야당 등 일각에서는 더 많이 걱정하도록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모습이 정상적인지 고민해봐야 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말만 좋은 보장성 강화가 될지, 정말 치료받지 못하는 국민들이 고마워하는 보장성 강화가 될지 지켜보고 있지만 답답한 현실에 다시 한 번 촉구해 본다. “국민을 위한 건강보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세요”라고.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