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을 겨냥해 일부 핵심 계열사 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을 촉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억만장자 폴 싱어가 이끄는 이 펀드가 현대차그룹에 주주 가치 제고와 그룹 구조 개선을 위해 일부 핵심 계열사를 합병하라고 촉구했다”고 7일 보도했다.
엘리엇은 지난달 14일 현대차그룹에 보낸 편지에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현대모비스의 애프터서비스(AS) 부문을 현대자동차와 합병하고, 모비스의 모듈과 핵심 부품사업을 물류업체 현대글로비스와 합치는 안을 제안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에 이 같은 구조개편안을 논의할 위원회를 구성하자고 했으나 현대차그룹은 법적인 제약이 있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국내 자본시장법에서는 기업의 중요 사안에 대해 특정 주주에게만 알려주는 것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엘리엇의 제안은 합병한 모비스-글로비스가 그룹의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고, 현대차의 지배지분을 보유하게 했다.
또 합병한 모비스-글로비스가 기아차와 정몽구 회장 가족들로부터 현대차 지분을 사고, 정 회장 가족은 모비스-글로비스 지분을 사도록 했다.
아울러 구조조정 계획을 세울 위원회를 설립하는 한편 주주 배당을 확대하라고 제안했다.
또한, 현대차와 계열사 이사회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올해 앞서 현대모비스의 모듈·AS부품 사업을 떼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려 했으나 엘리엇 등의 반대에 부딪쳐 결국 계획을 포기했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을 제안했었다.
엘리엇은 8월 13일 기준으로 현대차 지분 약 3%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엘리엇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의 지분 약 7.12%를 사들인 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계획을 반대한 바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