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브랜드 최초 양산형 순수 전기구동 모델인 'e-트론'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8일 세계 최초 공개했다. e-트론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20종 이상의 전기차 모델 80만 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 절반은 순수 전기차로, 나머지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될 전망이다.
경쟁사와 비교할 때 다소 늦은 출발이지만 현존하는 전기차 중 최대 주행거리를 확보해 경쟁력을 갖췄다고 아우디 측은 설명했다. 1회 충전시 주행가능한 거리는 국제표준주행모드(WLTP) 기준 400km이지만 e-트론에는 감속 시 전기 모터를 통해 에너지를 회수하도록 하는 회생 시스템이 장착돼있어 최대 30% 이상의 추가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즉 한번 충전으로 520km 이상 주행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시스템을 전기 구동 양산차에 도입한 것은 아우디가 세계 최초다.
아우디 AG의 드라이브트레인(동력계통) 개발담당 지그프리드 핀트는 "400km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주행가능한 거리를 제시한 것으로 실제 경험해보면 500km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특이점은 양산차 최초로 '가상 외부 미러'가 장착됐다는 것이다. 터치 조작만으로 주행 환경에 따라 운전자의 시계(시야각)를 조절할 수 있으며, 공기 저항력이 낮아짐으로 인해 주행거리 추가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히팅 기능으로 미러의 김서림이나 동결도 방지할 수 있다. 상위 트림에만 옵션으로 장착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경쟁사 대비 가장 빠른 충전 시스템을 갖췄다. e-트론에는 최대 150kW 충전 용량을 갖춘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약 30분만에 완충이 가능하다. 마이 아우디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면 e-트론의 주행과 충전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모니터링 할 수 있으며, e-트론 루트 플래너를 이용하면 주행 중 이용 가능한 충전소와 배터리 충전 수준, 교통 상황도 알 수 있다.
아우디 AG의 토마스 뮬러 섀시·자율주행 기술 개발 담당은 "e-트론에는 현재 한국 회사인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돼있으며 향후 삼성SDI 등과도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디자인의 경우 앞면부에는 플래티넘 그레이의 8각형 싱글프레임이 장착됐으며, e-트론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4개의 수평바가 처음으로 헤드라이트에 통합됐다. 순수 전기차이기 때문에 배출 파이프가 없다. 또한 고전압 전원장치에서 영감을 얻어 주황색으로 된 요소들과 테일게이트의 e-트론 뱃지, 브레이크 캘리퍼, 실내 연결부 등이 e-트론이 순수 전기차임을 강조한다.
e-트론은 두 개의 강력한 전기 모터를 탑재, 355마력(265kW)의 강력한 출력을 제공한다. 부스트 모드를 사용시 스포츠카에 402마력(300kW)까지 출력을 높일 수 있다. 최대 휠 토크는 591kg.m (5800Nm), 최대 엔진 토크는 61.7 (664Nm), 최고속도는 200km/h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6.6초며 부스트 모드를 사용시 5.7초다.
아우디 e-트론은 브뤼셀에 위치한 탄소 중립 공장의 조립라인에서 생산된다. 유럽에서는 2018년 말 고객 인도가 시작될 예정이다. 독일에서의 e-트론의 시작 가격은 7만9900 유로(약 1억500만원)다.
아우디는 단순한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한발 더 나아가 포괄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시스템 공급업체로 변하고 있다. e-트론에 이어 2019년에는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을, 2020년에는 순수 전기 컴팩트 모델을 선보인다. 2025년까지 20종 이상의 전기차 모델 80만 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 중 절반은 순수 전기차로, 나머지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될 전망이다.
국내에는 내년 출시되며 아우디는 20201년까지 150곳에 400여개의 충전소를 설치,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미국)=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