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주] 케이팝의 글로벌화가 확장되면서 엔터산업에 대한 관심도 커져가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엔터주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 스몰캡 시장에 불과했던 엔터산업이 유튜브 등에 콘텐츠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영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년 콘텐츠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음악 산업의 매출액은 5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실제 최근 국내 3대 엔터사로 분류되는 에스엠(SM), 제와이피(JYP Ent), 와이지(YG) 엔터의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 전쟁에 국내 증시가 침체된 것과 대조적이다. 또한 방탄소년단을 보유한 빅히트엔터의 성장, 아시아 최대 종합엔터사를 꿈꾸는 CJ ENM의 사업 다각화도 눈길을 끌고 있다.
다만 상장 엔터업종이라고 해서 모두 주가가 상승하지 않는다. 사업 확장에 실패한 FNC엔터, 최대주주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판타지오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때문에 엔터업종의 투자하더라도 실적 및 사업 포트폴리오 등을 고려해야 만 한다.
[거대해진 엔터주 희비 ①] JYP, SM 등 국내 연예기획사 신한류 등에 업고 성장
엔터업종의 주가가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제약·바이오에 이은 ‘성장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제와이피엔터(JYP Ent)를 비롯한 엔터업종의 일부 종목들은 국내 증시가 미중 무역 갈등으로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도 주가가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3대 연예기획사의 주가 상승에 대해 유튜브 및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이 국내 가수(아이돌)의 글로벌 확장성을 커지게 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입성(빌보드 200 앨범순위 1위) 등도 엔터주가 증권시장에 강세를 보이게 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분석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 엔터사들(3대 기획사 기준)의 주가 상승세는 3개월 기준 약 14~41% 뛰었다.
이 가운데 박진영이 최대주주로 속한 JYP엔터테인먼트는 무서운 속도로 주가가 치솟았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3만6600원(9월 21일 기준)으로 3개월 전(2만5850원) 대비 41.58% 올랐다. JYP엔터의 주가 상승세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지난해 9월 JYP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9250원(2017년 9월 22일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1년 동안 3배 가까이 주가가 오른 것이다. 현재 JYP엔터의 시가총액은 1조2568억원으로 에스엠(1조1028억원), 와이지엔터(7891억원)을 제치고 엔터주 대장주로 급부상했다.
와이지엔터와 에스엠의 주가도 3개월 전 대비 각각 21.37%, 14.47% 상승했다. 특히 와이지엔터는 빅뱅의 공백(군입대)에도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는 아이콘, 위너 등의 남자아이돌의 선방과 블랙핑크의 빌보트 차트 진입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DB금융투자 권윤구 연구원은 “블랙핑크는 최근 발표한 첫 번째 미니앨범의 뮤직비디오 조회 수 등에 비춰보면 인기가 생각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번 앨범의 초기 반응 등을 살폈을 때 YG엔터테인먼트는 3분기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터주의 이 같은 강세는 최근 새로운 수익원으로 꼽히는 유튜브와 SNS 등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하나금융투자 이기훈 연구원은 “국내 3대 기획사의 경우 지난해 유튜브 합산 매출이 110억원대였으나 거의 모든 유튜브 지표가 100~200% 내외로 성장하면서 2019년 합산 약 41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 SM·JYP·YG의 영업이익 내 예상 유튜브 기여도는 각각 11%, 15%, 31%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 유성만 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앨범순위 1위라는 메가히트를 친 이후 관련된 영상(유튜브)을 시청하는 구독자들이 급증했다. 또한 방탄소년단 효과로 케이팝 아이돌에 대한 관심이 글로벌화된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3대 대형 기획사의 실적은 당분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JYP의 실적은 올해 하반기도 급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 JYP엔터 추정 실적에 대해 매출 372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12.57%, 872.72% 오른 것이다. 에스엠도 올해 3분기 매출 1346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각각 55.24%, 182.60%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엔터사의 성장을 두고 2000년 이후 사업 영역을 내수 의존에서 벗어나 수출 중심의 전략을 택한 것이 주효하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한국의 연예기획사는 일본의 시스템 및 트렌트를 모방 변화시켜 한국대중가요를 발전시켰다. 하지만 내수 중심의 일본과 달리 한국은 수출과 퍼포먼스 실력 중심으로 전략을 추구했고, 최근 한국의 음악산업은 글로벌 확장성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 있다. 세계 음악시장 2위 일본과 최근 국내 엔터사의 매출 의존도가 20%에 달하는 중국과 관계다. 과거처럼 한한령이나 혐한 광풍이 분다면 다시 엔터주가 주춤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