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1t(톤)급 상용차를 출시하며 현대·기아자동차가 독식하고 있는 국내 소형트럭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연간 약 25만~26만대 규모인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1t 트럭으로 대표되는 경상용차 모델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 포터와 기아차 봉고가 경상용차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며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다음 달 중순 르노 본사로부터 ‘마스터(Master)’를 수입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마스터는 1980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됐으며, 2011년 3세대 모델이 선보인 이후 현재 전 세계 43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2014년 3세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공개됐으며 현재까지 유럽 지역 내 상용차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다.
국내에는 마스터 S(Standard, 숏바디 모델)와 마스터 L(Large, 롱바디 모델)등 총 두 가지가 출시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마스터 S와 마스터 L은 각각 전장 5048㎜와 5548㎜, 전고 1700㎜와 1894㎜, 적재중량 1300㎏과 1350㎏이다. 넓은 사이드 슬라이딩 도어와 600㎜의 낮은 상면고(바닥으로부터 적재함까지 높이)를 가지고 있어 화물을 상·하차할 때 작업자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이 르노삼성 측은 설명이다.
한국형 마스터에는 2.3ℓ 트윈터보 디젤 엔진을 적용해 최고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34.7kg·m를 자랑한다. 돌출형으로 디자인 된 엔진룸을 갖추고 있어 사고 발생 시 탑승객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으며, 전륜 구동 방식이 적용됐다. 또 주행 중인 도로여건에 맞춰 구동축의 능동 제어가 가능한 '익스텐디드 그립 컨트롤(Extended Grip Control)'이 제공되며, 대형 화물차에서 활용되는 트레일러 흔들림 조절(Trailer Swing Assist) 기능 등도 탑재됐다.
르노삼성 측은 "차체와 일반 부품·엔진 및 동력전달 부품 모두 3년 또는 10만km까지 품질을 보증하는 품질조건을 제공해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르노삼성 측은 마스터의 국내 출시를 통해 내수 시장에서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르노삼성의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내수시장 누적 판매량은 5만5630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만7810대 보다 18.0% 감소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해치백 '클리오'를 출시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반짝 인기에 불과했다는 것이 업계의 시삭이다. 출시 초기에는 인기를 얻으며 완판 기록을 이어갔으나 판매량이 7월 63대, 8월 49대에 그쳤다.
이처럼 최근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르노삼성이 마스터에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현재 국내 상용차 시장은 현대·기아의 독점적 모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마스터가 출시되면 상용차 시장에서 또다른 수요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