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정책, 일명 ‘문재인 케어’가 재정확보, 의료계 반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성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률 70%를 목표로 병실료, 치료재료비, 약제비 등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케어가 처음 발표됐을 때 많은 의료소비자들은 의료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서비스 보다 비급여에 대한 부담이 컸던 만큼 ‘비급여의 전면급여화’라는 타이틀은 고가의 의료서비스도 중저가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했고, 실제로 일부 고가의 의료서비스는 비용이 낮아진 것도 사실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8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발표 이후 선택진료비 폐지, 간 초음파 보험 적용, 2·3인 병실 보험 적용, 뇌·뇌혈관 MRI를 보험 적용 등 핵심적인 보장성 과제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말로 예정된 신장·방광·하복부 초음파 보험적용도 일정대로 충실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부분의 정책은 새로울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3대 비급여는 폐지는 이전 정부부터 추진해오던 것이고, MRI·초음파 급여도 지속해온 정책으로 확대 수준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계와 국회의 부정적인 시각도 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국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30조6000억원 재정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우선 재정 확보를 위해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을 사용할 경우 적립금 고갈 및 10년 내 건강보험 재정파탄을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건강보험료 인상률도 당초 밝혀온 3.2% 수준이 아닌 3.49%(2019년도)로 결정되며, 은근슬쩍 보험료 인상으로 재정 악화를 보전하려고 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물론 2018년 건강보험 인상률이 2.04%로 결정돼 이에 대한 보전이 필요하다는 것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의 입장이고 이해되는 부분도 있지만, 지난해 인상률을 몰랐던 것이 아닌 상황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율 결정 주체가 정부가 아니라는 점에서 과연 3.2% 인상률을 장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의료계의 반대도 여전하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정책을 논의하고자 진행 중인 의-정실무협의체가 5차 회의까지 열렸지만 ‘상호 협력해 충분히 논의해 단계적으로 추진해간다’라는데 두루뭉술한 합의만 본 상황이다. 충분한 논의가 어느 정도인지, 단계적인 추진은 어떻게 나눌지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의 진척이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의사협회는 정부와 논의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문재인 케어를 저지하겠다고 한다. 이를 위해 문제점을 알리는 대국민, 대회원 홍보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히는 이중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상황은 보건복지부가 문재인 케어에 대한 완성된 플랜을 내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때문에 세부적인 보장성 정책을 하나씩, 하나씩 내놓으며 문재인 케어가 진행되고 있는지도 알 수 없게 하고 있다.
이제는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정부가 국민을, 환자를 등에 업고 문재인 케어를 공식화할지, 아니면 현 정부에서 보장성 강화 정책을 하나씩 추진하며 문재인 케어 논의를 이어갈지를 말이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