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일 발표한 ‘공공보건의료발전 종합대책’에 대해 환영과 우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부족한 공공의료 인프라를 감안하면 그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대책의 핵심 부분들이 모호하고 추상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필요하지만, 정작 대책에는 빠진 내용은 뭘까?
▷공공보건의료기관은 안 늘리나요?=이번 정부 계획에는 공공보건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책임의료기관 지정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정작 공공보건의료기관 확충목표와 방안은 모호하게 얼버무린 모양새가 짙다.
지난 2016년 공공보건의료기관 비중은 기관수 기준으로 5.4%, 병상수 기준으로 10.3%가 전부였다. 관련해 전문가들은 공공보건의료정책 수행을 위해서는 최소 25~30% 수준의 공공보건의료기관 확충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참여정부 당시에도 공공의료 30% 확충 목표가 나온 바 있다.
반면, 이번 종합계획에는 이러한 공공보건의료기관 확충 계획은 빠진 채, 진료권별 책임의료기관 지정 계획만이 전부였다.
▷책임만 주고, 지원은 없고=또한 위의 지정 책임의료기관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턱없이 적거나 모자란 수준이다. 정부는 ▶책임의료기관내 ‘(가칭)공공의료협력센터’ 설치 및 연계·협력을 위한 사업비 지원(2019년 예산 30억 원) ▶필수의료 진료기능 강화에 필요한 시설과 인력 지원(2019년 예산 977억 원) ▶의료취약지역지 건강보험 수가 가산체계 도입 방안 마련 등의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다.
지원은, 그러나 적정 의료 인프라 구축은커녕, 안정적인 공공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을 하기에도 ‘팍팍한’ 수준. 되레 해당 의료기관의 업무만 과중시킬 여지가 없지 않다.
▷인력은 어쩌라고=인력수급 대책은 아예 빠져있다. 비록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 계획이 수립되긴 했지만, 의사인력으로 한정되어 있을 뿐 그마저도 양성규모가 턱없이 적다. 보건의료분야에서 충분한 의료 인력이 곧 의료서비스의 질을 좌우한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공공의대를 통한 소수의 의사인력만이 아닌, 간호사, 의료기사 등 공공보건의료기관에 복무할 공공보건의료인력의 양성 계획이 요구된다.
▷빈약한 정책 수단=공공보건의료 거버넌스 구축 방안은 추상적이며 모호해 보인다. 정책 수행을 위한 명징한 정책수단은 기본. 그러나 국립중앙의료원을 국립중앙병원으로 발전·육성하기 위한 세부 계획은 찾아볼 수 없고, 국립대병원 관리부처를 보건복지부로 이관하지 않고 교육부-복지부 공동으로 경영평가를 실시하는 것에 그친 점이나 국무조정실에 설치할 공공병원 협의체TF에 지방의료원, 적십자병원, 적십자혈액원, 시립·도립·군립병원 등이 빠져 있는 것도 정책 수단의 약한 고리를 드러낸다.
이번 정부 계획에 대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는 환영과 동시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보건의료노조는 성명을 통해 “취약한 우리나라 공공보건의료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새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하며 정부가 제시한 과제들을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노동조합 및 시민사회단체의 의견 수렴 절차 부재에 대해선 유감의 뜻을 내비쳤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