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반도그룹 회장님의 자식 사랑…일감 몰아주고 배당 듬뿍 안겨

호반·반도그룹 회장님의 자식 사랑…일감 몰아주고 배당 듬뿍 안겨

기사승인 2018-10-03 06:00:00

주택사업 비중이 큰 건설사 호반건설과 반도건설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2세 경영을 위한 승계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호반그룹은 계열회사 지분을 자녀들에게 각각 나눠주며 후계구도를 정리하는 중이다. 반도건설도 지주회사 반도홀딩스를 비롯해 일부 계열사에 자녀들의 지분을 분배했다. 

두 그룹은 닮은 점이 많다.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고 지방을 거점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그룹이나 회사 지분을 자녀들에게 나눠주면서 해당 기업에 대한 내부거래 비중을 높여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는 것도 비슷하다. 여기에 계열사를 통한 두둑한 배당을 통해 자녀 기업의 수익을 챙겨주는 모습도 공통점을 꼽히고 있다.

◇ ‘상장 추진’ 호반그룹, 계열사 성장세 급증…내부거래와 배당은 정비례

호반그룹은 호반건설이 모태기업이며 호반건설주택과 호반산업을 핵심 계열회사로 두고 있다. 호반건설주택과 호반산업은 김상열 호반반그룹 회장의 장남 김대헌씨와 차남 김민성씨가 각각지분 85.7%, 72.37%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이들 기업의 실적은 모회사인 호반건설을 넘어서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별도기준)에 따르면 호반건설주택은 지난해 매출 1조6033억원, 영업이익 454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86%, 132.11% 증가했다. 이는 호반건설의 실적(매출 1조1482억원, 영업이익 1625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자산가치도 1조7972억원으로 호반건설(1조6536억원)을 넘어섰다.

김 회장의 차남 김민성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호반산업(호반건설산업)도 지난해 매출 8690억원, 영업이익 2241억원으로 전년 대비 41.24%, 112.40% 늘었다. 

늘어나는 매출만큼이나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도 증가했다. 호반건설주택은 지난해 특수관계자 간 거래에서 공사매출 기준 5609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는 2015년(3020억원)에 비해 85.72% 늘어난 수치다.

호반산업도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특수관계자 거래 비중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공사수입 기준으로 호반건설사업의 특수관계자 거래 매출은 4282억원에 달했다. 

이와 함께 김상열 회장 자녀들이 최대주주인 회사의 배당금도 함께 늘었다. 장남이 최대주주인 호반건설주택은 스카이리빙과 스카이주택, 스카이하우징, 스카이건설 등 계열사 4곳의 지분을 100%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으로 통해 지난해 배당잔치가 벌어졌다. 스카이리빙은 호반건설주택에 1년전(130억)보다 4배 이상 늘어난 680억원을 현금 배당했다. 또한 스카이주택과 스카이하우징, 스카이건설의 지난해 배당금도 각각 848억원, 642억원, 131억원을 기록했다. 

호반산업도 100% 지분을 쥐고 있는 계열사 티에스건설과 티에스주택를 통해 각각 378억원, 516억원의 배당을 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8.46%, 38.33% 늘어난 수치다. 

김 회장의 장·차남이 최대주주로 있는 호반주택건설과 호반산업은 배당금 수익만 2301억원, 894억인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런 배당 방식은 비상장 기업이라 가능했던 일”이라면서 상장할 경우 이같은 내부거래와 배당잔치를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호반건설은 내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 반도그룹 막내, 권재현 지주사 2대주주로 배당 부자...차녀 권보영 경영 실적 부진에 ‘전전긍긍’ 

반도그룹도 호반그룹과 함께 국내 주택사업의 강자로 꼽히는 건설사다. 지방건설사에서 전국구로 성장한 기업이란 공통점도 있다. 여기에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택지지구 입찰, 내부 거래를 통한 계열사 실적 확장, 오너일가가 상당한 지분을 통해 기업을 지배하는 구조까지 비슷하다.

반도건설의 지주사인 반도홀딩스는 권홍사 회장과 막내 아들 권재현 씨가 각각 69.61% 30.06% 지분을 쥐고 있다. 사실상 오너일가가 99%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다. 

반도홀딩스는 100% 지분을 보유한 반도건설로부터 지난해 93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지주사 반도홀딩스를 제외한 권홍사 회장의 자녀들은 반도주택과 반도개발의 지분을 갖고 있다. 권 회장의 차녀 권보영 반도주택 대표이사는 실질적인 경영인이자 해당 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반도개발은 권재현씨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권홍사 회장의 자녀들 중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는 이는 권보영 반도주택 대표이사다. 

권보영 반도주택 대표이사는 반도건설의 인테리어팀에서 팀장을 맡으면서 지난 2015년 반도건설이 주력으로 내세웠던 ‘카림 애비뉴’를 만든 인물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권 대표이사의 반도주택도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해 꾸준히 매출을 내고 있다. 지난해에도 반도주택은 특수관계자 간 내부 거래를 통해 7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냈다. 전년(118억원)에 비해 적은 금액이지만 매출 감소를 감안한다면 수익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주택의 지난해 실적은 전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반도주택은 지난해 매출 242억원, 영업이익 3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4.54%, 88.42% 줄어들었다. 이는 매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양수입(153억)이 전년(1452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해서다. 

이밖에 장녀 권보라 씨의 경우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남편 신동철 상무가 퍼시픽산업의 지분을 갖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동철 상무가 지분을 보유하고 사업 일선에서 영향력이 큰 만큼 향후 후계구도도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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