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 의료기구의 안전한 재처리 문제는 병원의 규모와 상관없이 매우 민감한 문제다.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지만, 재처리 비용 등의 문제로 병원 자체적인 멸균 소독에 기대고 있는 실정. 그런 사이 의료기관내 감염 사고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회에서도 “이제는 바뀔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관련해 해당 사안에 대해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온 의원이 있다. 바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다. 지난달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 의원은 정부의 전향적 대책 마련을 거듭 촉구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 지난 2016년 집단 C형간염 사태 때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료기관의 영업정지 법안 발의 등 의료관련감염 관리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우리나라는 의료기기 재사용에 대한 제도가 규범이 아닌 복지부의 ‘지침’에 의존하고 있어 의료기관내 재사용 의료기기로 인한 위험은 상존한다. 따라서 보건당국과 국민이 이 문제를 함께 인식하고 공유함으로써 재사용 의료기기로 인한 감염위험관리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 의료계에서도 환자 안전을 위해 재사용 가능한 의료기기의 재처리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감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사용이 가능한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소독·멸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재사용 가능한 의료기기의 재처리 방법, 재처리 시설 허가‧관리, 재사용 의료기기의 추적‧관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마련과 이에 따른 적절한 수가 산정, 그리고 의료기관의 관련 역량 강화에 필요한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 지난 6월 정부는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나.
“철저한 의료 관련 감염 예방관리를 위한 대책으로서는 여전히 부실한 점이 발견된다. 정부는 무균조제시설의 확대 대책을 마련했는데, 구체적인 규모와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좀 더 보완이 필요하다. 또한 의료기관의 소독‧멸균 등 재처리에 있어 적절한 수가 지원 대책을 통해 현실적으로 의료현장에서의 감염관리가 철저히 지켜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방안도 충분히 논의되어야 한다. 아울러 의료기관의 부실한 감염관리가 곧바로 의료사고로 직결되는 위험성을 고려, 의료기관에 대한 감염관리 평가 인증 기준이 더 촘촘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 정부는 재사용 가능한 의료기기의 관리에 대해 ‘소독 멸균 등 안전한 재사용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의료기기 재사용 안전에 관한 의료기관의 준수사항과 위생관리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되, 재사용 의료기기에 따른 감염관리‧안전과 관련된 것에 대해서는 지침을 넘어서 대외 규범력 있는 법규로 상향시킬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러한 제도 강화는 법률개정이 타당한지 복지부로 하여금 행정입법을 하는 것이 타당한지 고민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의 의료관련감염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료기구 멸균 후 멸균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시행하지 않는 병원이 35%나 되는 상황에서 재사용 가능 의료기기의 소독‧멸균 등 안전한 재사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고 해서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우려가 된다. 우리나라는 관련 규정이 미비하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되, 이행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적인 감시시스템 도입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법규 마련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 의료기관의 감염 관리 지침 이행을 높이고 정부의 철저한 감시감독을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그동안 의료기관의 감염 발생 원인을 면밀히 분석, 이를 기반으로 감염 발생 원인을 사전 차단할 수 있는 세분화된 체크리스트를 마련, 기록관리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내 재처리 과정에 대해서는 중앙공급실로 통합돼 보다 전문화된 운영책임자를 두고 체계적인 감염예방관리가 가능하도록 하고, 보건소에서도 주기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함으로써 교차점검을 통한 철저한 감시감독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 이번 국정감사와 관련해 덧붙일 말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정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잘못된 방향의 정책에 대해 바로잡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정책들, 특히 보건복지분야의 정책들을 중심으로 정책과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잘 추진되고 있는지 꼼꼼히 짚어볼 것이다.” 김양균 쿠키뉴스 기자 angel@kukinews.com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