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치료 패러다임이 치료과정의 ‘삶’을 돌보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경희의료원은 5일 의료원 지하1층 세미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후마니타스암병원의 개원을 알렸다. 후마니타스(Humanitas)는 '인간다움'이라는 뜻의 경희대학교 브랜드를 접목한 명칭이다.
이날 정상설 후마니타스암병원장은 “암과의 싸움에서 더 이상 홀로 외롭지 않게 돕는 것이 후마니타스의 정신”이라며 “진정한 환자 중심 암병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후마니타스암병원은 의대‧한방‧치과 다학제 의료진으로 구성, ▲14개 암 전문 클리닉 ▲원스톱 첫 방문센터 ▲한의면역암센터 ▲치과진료센터 ▲암치유센터 ▲암정보지원센터 ▲이미지증진센터 ▲정밀의학연구소 ▲국제화상협진회의실 ▲치유프로그램교육실 등 약 200병상 규모로 운영된다.
특히 암을 넘어선 삶(Life Beyond Cancer)이라는 미션에 맞춰 환자의 편의를 살린 진료시스템이 주목된다. 암환자의 첫 방문 후 7일 이내에 치료를 개시하고, 후마니타스 119콜센터를 두어 긴급의료상담창구를 운영한다.
경희대학교의 인프라도 적극 활용한다. 힐링투어길, 치유동물치료, 음악치료, 미술치료 등 환자와 가족을 위한 15종의 치유 프로그램을 여는데 여기에 경희대학교 교수진과 시설 등을 접목했다. 환자들이 대학 캠퍼스 내의 양질의 콘텐츠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임영진 경희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최고의 교수진과 최첨단 장비, 최고의 치료를 넘어선 것이 후마니타스암병원이다. 캠퍼스 전체가 암병원이라고 생각하고 병원을 열었다”며 “경희대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힐링투어길, 강한 인문학 강좌, 아시아 최고 강당인 평화의 전당을 가지고 있다. 그 동안 이 인프라를 환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연습을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의 교수들도 환자들이 오시면 어색하지 않게 상담할 준비가 되어있고, 평화의 전당에서는 그분들을 위한 오케스트라 연주가 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환자의 ‘삶’에 초점을 맞춘 치료환경 변화는 국내 암치료 수준이 이미 상위 평준화 됐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김의신 후마니타스암병원 자문위원장은 “인간 수명이 늘면서 암도 하나의 늙어가는 현상과 다를 바 없이 변화하고 있다”며 “이제 암전문가들은 암이 수술이나 방사선 항암치료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다. 우리 몸은 육체뿐 아니라 정신과 영혼, 심지어 사회적 관계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통합치료가 핵심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후마니타스암병원은 오는 8일부터 정상진료를 시작한다. 의학·한방·치과 통합협진치료를 시행한 것은 국내 암병원 중 첫 사례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