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7대 건설사들이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 후 국민에게 약속한 20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 출연금 기부를 사실상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이 약속한 출연금 2000억원 가운데 중 62억원만 납부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이번 국정감사를 앞두고 출연기금을 100억원으로 확대하고 해마다 운영자금 30억원을 기부하기로 합의했다.
합의에 따라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SK건설 등 주요 대형건설사가 CEO확약서를 제출하고 납입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내부 이사회를 통해 '건설산업 사회공헌재단 기금'을 출연한다. 금액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10억원이다.
하지만 기부를 약속한 15개 업체가 올해 납부한 금액은 61억9500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약속했던 납부 금액 대비 3.1% 수준이다.
김 의원은 “건설업계는 국민에게 약속한 2000억원을 모두 출연하기 곤란할지라도 적정규모의 모금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매년 납입을 확약할 수 있는 장기 계획을 마련해 이행강제력을 담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건설업계는 지난 2015년 8월 74개 건설사가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고 자율적으로 20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재단을 설립하겠다고 결의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이 같은 약속이 이행될 수 있을지 논란이 일었다. 입찰 담합 제재를 받은 건설사들이 사면 이후에도 담합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경기진작을 위해 과거 담합한 건설사를 사면한 적이 있다. 지난 2006년 참여정부는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사업 공사에서 입찰담합으로 적발된 6개 대형 건설사를 사면했다. 사면된 건설사는 GS건설, SK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6개 업체였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