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찌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건설한 임대주택 단지 전체 15%가 무더위쉼터를 운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학재 의원(바른미래당)이 LH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7월 말 기준 LH 전체 임대주택 909개 단지의 15%에 해당하는 140개 단지가 ‘무더위쉼터’ 조차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에 따르면 무더위쉼터가 있는 769개 단지 중에서도 93%에 해당하는 717개 단지는 경로당을 무더위쉼터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경로당이 아닌 도서관, 관리동‧경비실‧휴게실, 주민공동시설 등은 LH 임대주택 전체 무더위쉼터의 8%에 불과했다.
LH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LH 임대주택에 설치하는 냉방설비(에어컨)는 입주자 개별설치 품목으로 분류됐다. 현재 LH가 건설하는 모든 유형의 주택에는 냉방설비를 설계에 적용하고 있지 않다.
다만, 에어컨과 같은 냉방설비 설치를 보조하는 설비의 경우 LH 주택유형에 따라 공공분양과 공공임대(5년‧10년 분양전환) 주택에는 에어컨 냉매배관을, 국민‧행복‧영구임대 주택에는 에어컨 슬리브를 설계에 적용하고 있다. LH는 공공분양주택의 경우 분양성을 높이기 위해 2018년 말에 시스템에어컨을 선택품목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학재 의원은 “올해 111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48명이나 사망했는데, 주로 저소득‧취약계층이 거주하는 LH 임대주택 단지의 15%는 무더위쉼터 조차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임대주택 단지 안에 다양한 주민공동시설을 확충하여 여름철 무더위쉼터로 확대 운영하고, 특히 온열질환에 취약한 고령자 거주 비율이 높은 영구임대주택에는 냉방설비 설치 및 전기요금에 대한 지원책을 관계부처와 논의해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 여름은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폭염일수가 지난 1994년 기록을 밀어내고 역대 1위(31.4일)를 차지했다. 수도권 평균 최고기온도 역대 1위, 서울도 39.6℃로 역대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