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노인의 절반은 틀니를 사용할 정도로 많은 환자가 의치 보철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틀니를 제대로 착용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에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생체재료 보철과 이성복 교수는 ‘유니버셜 디자인’ 개념을 틀니에도 도입해 아주 쉽게 틀니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성복 교수는 기존 보철치료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임플란트 틀니에 자석장치를 장착하는 것을 고안했다. 임플란트 자석 틀니는 환자의 구강 상태에 따라 잇몸에 임플란트 2~4개를 식립하고 자석 장치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이렇게 하면 틀니가 저절로 임플란트와 맞물려야 하는 정확한 위치에 고정된다.
이 교수에 따르면 틀니에 자석을 사용한 결과 고정력이 크게 향상됐다. 부분 틀니는 남아있는 치아에 고리를 걸어 틀니를 고정하기에 완전히 고정되어있지 못하고 약간씩 움직임이 있으며, 잔존치아를 손상시킬 우려도 있다. 임플란트 틀니는 임플란트 기둥이 단단한 지주 역할을 해줄 뿐 아니라 자석이 정확히 들어맞으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고정력 뿐만 아니라 쉽게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개선됐다. 기존의 완전틀니의 경우, 잇몸 위에 얹혀 있고 고정할 곳이 없어 움직임이 있었다. 이를 위해 틀니 접착제를 사용하는 등 불편함이 많았다. 하지만 임플란트 자석 틀니는 자석을 이용해 쉽게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있고, 높이 조절이 가능해 완전틀니에서 자주 보이던 틀니의 시소운동을 없앴다.
기존 임플란트 틀니와 비교해서도 노인들이 더욱 사용하기 쉽다. 기존 임플란트 틀니는 단추형으로 되어 있어 ‘딸깍’소리가 날때까지 세밀한 조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임플란트 자석틀니는 근처에만 위치해도 자석으로 인해 알아서 제자리를 정확히 찾아간다. 적응 기간이 빨라지면서 치료기간도 30% 이상 단축됐다.
이 교수는 임플란트 자석 틀니 개발 이유에 대해 “제자리에 맞게 들어가 있는지 알 수가 없어 틀니를 넣었다 빼었다하는 저희 어머님을 보고 유니버설 디자인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며 “신체 문제 및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유니버셜 디자인을 적용했다. 자석 장치와 기둥 조절을 통해 누구나 쉽고 편하게 사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교수가 강동경희대병원에서 2006년부터 5년 이상 부분 틀니를 사용한 환자 184명을 대상으로 일반 부분 틀니 착용 후와 임플란트 자석 틀니 착용 후 효능 및 만족감에 대해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임플란트 자석 틀니 착용 후 만족감이 일반 틀니 때보다 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각 당근 같은 딱딱한 음식을 깨물 때의 만족감은 일반 틀니 착용 시보다 최대 2.5배까지 높았다.
그는 “틀니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구강 건강뿐 아니라 전신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면서 자신에게 정확히 맞는 틀니 사용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대한치과보철학회가 지난해 60세 이상의 틀니 사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틀니 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틀니 사용자의 69.6%(348명)가 틀니를 사용한 후 잇몸 염증, 잇몸 출혈, 구취 등 다양한 구강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구강증상은 틀니 사용이 익숙하지 않거나, 관리가 올바르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뿐만 아니라 씹는 기능이 원활하지 못해 치아 건강뿐 아니라 위장 건강, 인지기능, 면역력 등 전신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아무리 잘 맞춘 틀니라도 시간이 지나면 점검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나이를 먹으면서 기존에 입던 옷이 맞지 않는 것처럼 구강구조와 틀니도 조금씩 변화하고 변형이 되기에 의치 보철치료 이후에도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아의 교합(맞물림)이 무너지면 치아의 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신체 건강 전반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100세 시대를 행복하게 맞이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치과에서 전문적인 검진을 받고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