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공사)의 택지매각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LH는 그동안 부채탕감, 여러 가지 사업 추진으로 택지매각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으나 실효성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LH는 지난 수년 간 부채 감축을 통해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감소하고 있으나 단기성 부채는 오히려 증가한 상태다.
택지매각으로 인해 현재 LH가 보유한 토지(미매각 택지)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미매각 토지도 수십년 전 취득했던 가격 대비 현재 장부금액에서 큰 차이가 없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 LH, 택지매각 통해 천문학적 차익…실효성 의구심 논란
LH는 그동안 부채탕감, 임대사업 추진 등을 이유로 2010년부터 올해까지 약 8년 간 약 68조원에 달하는 공공택지를 매각했다.
이 가운데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공공택지 매각 비중이 가장 컸다. 이 기간 매각된 택지(액수)는 전체(8년 기준) 58.77%에 달하는 40조192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정동영 의원실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뉴스테이, 리츠 등의 민간의 주택공급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취지의 사업을 많이 해 왔다”며 “공공주도의 개발을 하는 것이 주택공사의 목적인데 민간에 넘겨서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공공택지 매각 이유는 부채 탕감, 임대주택과 같은 주거복지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여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주거 복지 차원에서 다양한 임대사업 추진과 함께 재무 여력 개선으로 부채를 감축하고 있고 그 만큼 성과를 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LH의 주장대로 부채비율은 매년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공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LH의 부채비율은 306.27%로 전년(342.14%) 대비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3년(464.03%)과 비교하면 부채비율이 개선된 점을 알 수 있다.
다만 이자발생부채 가운데 하나인 차입금 의존도를 본다면 단기차입금은 오히려 늘어난 상태다. 지난해 LH의 장기차입금은 44.93%로 전년(2016년, 47.35%) 대비 소폭 감소했다. 반면 LH의 단기차입금 의존도(2017년 말 기준)는 30.46%로 전년(30.03%) 보다 늘어났다. 단기 차입금 의존도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장 비중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도 증가했다. 지난해 LH의 전체 유동부채는 52조9017억원으로 전년(51조7447억) 대비 2.23% 늘어났다.
또한 공공택지에 대한 매각으로 인해 향후 택지조성을 할 수 있는 토지가 크게 감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동영 의원실에 따르면 LH의 토지매각으로 인해 현재 LH가 보유하고 있는 미매각 토지는 593만 평(1958만219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택지는 전체 미매각 토지의 14% 수준인 86만 평(285만302㎡)에 불과했다.
정동영 의원실 관계자는 “공공택지 매각을 그렇게 많이 하면서 결국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에서 택지들이 남아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결국 현 정부에서도 공공택지 조성을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를 검토하고 있으나 그것이 과연 공공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수익성을 얻기 위한 택지매각이었는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동영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LH가 제출한 보유자산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0년 이전 매입한 LH의 주요 비축토지자산 6개의 구입금액은 223억원이었으나, 장부상 금액은 238억원으로 현재 공시지가의 23%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특히 LH가 1984년 49억 원에 매입한 여의도성모병원 인근 2500평 땅이 34년이 지난 지금도 장부상 금액이 5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레일은 약 1112만㎡(314만평) 규모의 토지 4611개의 자산재평가를 통해서 약 5조4419억 원의 자산이 증가했다. 이를 통해서 2015년 부채증가액이 4조4107억원이 감소했다.
이와 관련 LH는 서면을 통해서 “공정가치 평가는 추정이 전제되는 것으로 신뢰성이 떨어지고, 자산재평가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문제가 있다”라고 해명했다.
◇ LH, 주거복지 사업도 도마에…외면 받는 공공 임대주택
LH가 핵심 사업인 공공 임대주택도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임종성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LH가 건설한 임대주택을 1년 이상 빈집으로 방치하면서 임대료 손실이 93억9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리모델링 임대주택은 건물을 다 지어놓고도 10가구 중 9가구가 세입자를 찾지 못한 상태다.
또한 LH가 건설한 아파트에서도 한 해 평균 1만1000건 넘는 하자가 발생했다. 주택 공사 현장의 이른바 ‘셀프감리’도 함께 도마 위에 올랐다. 2014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LH가 시행한 주택 공사 916개 공구 중 81.1%(743곳)가 자체감리 현장. 서울주택도시공사(SH) 자체감리 비율(23~39.2%)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임종성 의원실 관계자는 “공공임대주택에서 공실 발생은 불가피하지만 LH가 제공한 공공임대주택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임대주택 공실이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자 논란에 대해서도 기존 셀프감리와 같은 관성이 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종성 의원실 관계자는 “LH도 이 문제에 대해서 인식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공사 과정에서 문제점이 해결돼야 결과도 개선될 수 있다. LH가 기존의 ‘셀프감리’로 인해 나타난 문제점이 있는데 이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문제제기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