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명의 사망자와 수천명의 이재민을 낸 라오스 댐 붕괴사고과 관련해 시공사 SK건설이 정부의 해당 사업 추진 단계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상정 의원(정의당)은 이날 수출입은행 국정감사 자료에서 “정부와 수출입은행이 자격 없는 SK건설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특혜를 줬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ECDF는 개발도상국에 장기·저리 차관을 제공하는 경제원조기금을 의미한다. 지난 2011년 기획재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라오스 댐 건설사업에 “개도국 민관협력사업(PPP)에 EDCF가 최초로 지원한 한국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라며 EDCF 제공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기재부가 제시한 ‘라오스 세피안 수력발전사업 구조도’를 보면 EDCF가 라오스 정부에 차관을 제공해 특수목적법인(SPC)에 출자한다. SK건설과 서부건설 등도 여기에 출자·시공하도록 구성됐다.
라오스 정부는 2011년 11월 차관 제공을 신청했다. 이어 2015년 4월 EDCF 사업 심사를 거쳐 5월에 사업이 승인돼 11월 차관공여계약이 발효됐다.
심상정 의원은 “EDCF 사업 심사 당시 SK건설은 사업에 참여할 자격이 없는 상태였다”라며 “당시 SK건설은 2012년 5월 ‘4대강 사업’ 담합으로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이듬해 9월 조달청에서 ‘부정당업자 입찰참가 제한’ 통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기재부의 EDCF 운용관리규정에 따르면 국가계약법에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기업은 3년간 기금지원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그럼에도 SK건설은 이 '자격 제한 사유'에 해당했는데도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이 심상정 의원의 주장이다.
심 의원은 “당시 기재부는 총 4건의 EDCF 사업 중 유독 라오스댐 사업만 서둘러 예산을 배정·집행했다”면서 “전년도 국회 심의 없이 라오스댐 사업에 411억원을 자체 배정했고, 바로 두 차례에 걸쳐 5810만달러를 라오스 정부에 송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원조하고 수출입은행은 대출하는, 즉 ‘원조도 하고 돈도 버는’ 사업을 성사했다고 했는데, 최초의 민관협력사업부터 붕괴한 셈”이라며 “당시 정책 결정권자인 최경환 전 부총리를 직권남용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