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마니아들에게 가을은 골프 라운딩에 적합한 시즌이다. 그러나 급격한 일교차에 충분한 스트레칭 없이 골프채를 휘둘렀다가 자칫 척추 뼈나 인대, 디스크 등에 무리가 생길 수 있다.
골프는 골반과 허리 근육을 이용해 몸의 한쪽만을 주로 사용하게 된다. 근력이 약하거나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사람이 허리를 비트는 스윙동작을 반복하면서 잘못된 자세를 취할 경우, 척추 통증이 유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의 특성상 불균형하게 발달된 근육이 척추 통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골프 라운딩 전 적당한 스트레칭과 허리나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는 빈스윙 등을 충분히 해주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기온이 낮은 오전에는 몸이 굳어져 있어 약간의 운동이나 무리한 움직임에도 쉽게 허리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따라서 라운딩 당일 스트레칭이 부족하거나 공을 집으려 급하게 허리를 굽히다가 갑자기 통증이 유발될 수도 있다. 이때 다리가 당기거나 저리는 하지방사통이 발생하는 경우 역시 허리 문제에 기인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실제로 스윙뿐 아니라 허리를 굽히고 피칭이나 퍼팅을 할 때도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는 몸을 숙이고 퍼팅하는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2.2배 허리에 하중을 가하기 때문이다. 골퍼들은 주로 척추 4,5번과 5, S1번에 문제가 생기는데, 이는 드라이버처럼 순간적인 것보다 구부린 자세로 집중해야 하는 동작일 때 허리 관절에 무리가 많이 간다.
특히 허리가 약해 근력이 떨어진 상태라면 가을철 새벽 라운딩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벽은 체온과 혈압이 낮은 상태로, 우리 몸이 완전히 깨어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일교차가 심한 가을철에는 허리통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허리부상을 방지하려면 평소 근력운동을 꾸준히 해 척추기립근을 강화해야 한다. 근육이 풀리기 전에 허리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굽히면 근육이 경직될 수 있으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 라운딩 전·후 허리 돌리기와 앞뒤로 숙이기, 젖히기 등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 허리 근육을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아울러 이른 아침 골프를 시작했다면 초기 3~4홀까지는 가급적 카트를 타는 것보다 걸어서 이동하는 것이 체온을 높이고, 근육을 이완하는데 도움이 된다.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허리에 크고 작은 통증이 있는 등 허리가 약한 골퍼는 스트레칭과 필드에 나가기 전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며 허리 및 주변 근육을 이완시키면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이병규 원장은 “허리통증이 느껴지면 더 이상의 무리한 동작은 피하고 안정을 취한 후 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며 “찜질 등을 한 후에도 통증이 줄지 않고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