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항공사 빅2(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휴가 기간이 포함된 3분기는 항공업계의 최대 성수기로 꼽히지만 고유가로 인한 항공유 가격 급등, 금리 인상, 원화 약세 등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 3분기 매출은 3조4567억원, 영업익은 36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7.55%, 1.9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매출은 전년 대비 9.50% 증가한 1조7857억원, 영업이익은 115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53%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대형항공사들이 유럽과 미주노선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매출을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유가 상승 등 원가 부담이 커져 수익성은 매출 증가분을 따라가지 못했다. 특히 추석 등 연휴가 3분기에 몰려 있었던 점을 고려했을 때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 되면서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월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77.23달러로 전월(72.49달러)과 비교해 6.5% 올랐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배럴당 70달러를 넘었다. 특히 WTI는 배럴당 75달러를 넘어서며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지난달 항공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대로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상승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유류 소모량은 약 3300만 배럴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변동하면 약 3300만 달러의 손익 변동이 발생하게 된다. 전체 영업비용 중 유류비가 25~30%를 차지하기 때문에 유류비가 상승하면 수익성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 심화와 미국 금리인상 가속화로 인한 환율 상승도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항공사는 해외 장기 리스 방식으로 항공기를 들여오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그만큼 빚이 늘어나게 된다. 대한항공은 환율 10원 변동시 약 81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하며, 평균 금리 1% 변동시 910억원의 이자비용 증감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유가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항공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4분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류비가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실적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면서 "당분가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성 악화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