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에 가족이 있는 이산가족의 나이가 고령화되면서 정례 상봉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기준 북한에 있는 가족과 헤어진 후 단 한 번도 다시 만나지 못하고 사망한 이산가족 수가 7만867명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이산가족 재회 신청자 13만2731명 중 상봉자는 총 2746명(2.06%)에 불과했다. 상봉자 가운데 1306명이 생존해 있고, 1440명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4년 동안 매년 3500명에 달하는 이산가족이 가족을 다시 만나지 못한 채 사망했다. 그리고 생존자 5만9037명 중 대다수(5만7731명)가 여전히 미상봉 상태로 가족 상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산가족 재회 신청자 중 생존자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4년 90대 이상 이산가족 재회신청자는 8592명(12.6%)이었다. 올해 8월 기준 90대 이상 이산가족 재회 신청자는 1만2061명으로 집계됐다. 즉, 가족 상봉을 기다리고 있는 이산가족 5명 중 1명이 90대 이상인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인 앞서 밝힌 각종 이산가족 수치들은 통일부로부터 확인한 자료라고 밝혔다. 당초 의원실에서 적십자사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적십자사는 총 인원수만 파악하고 있었을 뿐, 이산가족의 다양한 통계자료에는 답을 못 내놓다가 통일부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의원실에 제출했다는 것.
또한 지역별 미상봉자·상봉자·상봉 후 사망자·미상봉 사망자 등의 현황에 대해서도 적십자사는 통일부에 직접 문의하라고 밝혔다는 게 기 의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산가족 정보통합시스템 관리·운영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시스템에 등록 자료를 입력하고, 관련 대민서비스를 담당해야 한다. 적십자사의 통계자료 미구축은 지침을 위반하는 행위이며, 즉각 시정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이에 대해 기 의원은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에 합의한 바 있으며, 이를 위한 면회소 시설 복구도 진행할 계획”이라며 “2007년 이래 완전히 중단된 대한적십자사의 화상상봉시스템도 다시 운영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측과 논의가 진행된 사안은 있는지 등의 준비사항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90대 이상 이산가족들의 현실을 생각했을 때, 앞으로 정치적 이해관계에 휩쓸리지 않고, 지속·정례적인 이산가족 상봉을 당장 추진해야 한다”고 밝혀 적십자사의 책임 있는 태도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