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어류와 조개류는 물론이고 우리가 매일 먹고 마시는 수돗물과 생수, 소금, 맥주 등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다. 그런데 미세플라스틱이 사람의 대변에서 처음으로 발견돼 먹거리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서 검출됨에 따라 인류가 음식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인체로 광범하게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오스트리아환경청(EAA)이 조사에 참여한 유럽과 일본, 러시아 국적자 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조사 대상자 전원의 대변에서 마이크로플라스틱이 검출됐다.
10가지의 다양한 플라스틱 유형을 찾는 한 이번 조사에서 최대 9개의 다른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미세플라스틱의 크기는 50~500㎛(마이크로미터)로 파악됐다.
폴리프로필렌에서부터 대표적 합성섬유인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가 가장 많이 검출됐다.
대변 10g당 평균 2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나왔다.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이 어떤 경로로 인체로 유입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조사 대상자 모두 채식주의자가 아니었고 이들 가운데 6명은 해산물을 먹었다.
이들은 보통사람들처럼 플라스틱 재질의 포장지에 들어있는 음식을 먹었고 플라스틱병에 든 음료를 마셨다.
크기가 5㎜ 미만인 경우 미세플라스틱으로 분류된다. 바다나 호수로 흘러들어 많은 수중생물을 위협하고 있으며, 150㎛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은 모든 인체기관에 침투가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이전 연구에서는 물고기의 소화기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적이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류의 50% 이상이 대변에 미세플라스틱을 함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를 뒷받침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을 이끈 빈의과대 연구원 필립 슈바블은 “이번 연구는 인체 대변에 미세플라스틱이 있는지를 조사한 첫 사례”라며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소화기관으로 침투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탄산음료에서도 검출되기도 했다.
슈바블은 “미세플라스틱은 혈류와 림프계, 심지어는 간으로 유입될 수 있다”면서 “인체에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돼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낸 만큼, 인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짐에 따라 국회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빠른 대책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바른미래당 최도자 “식품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 결과를 국민들에게 빨리 알려 안전한 식품 선택에 도움을 주고, 오염된 제품의 유통여부를 감시하고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식약처의 식품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 결과가 나오면 빨리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이것은 국민들이 안전한 제품, 건강한 제품을 선택하기 위하여 당연히 알아야할 권리이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2017년 환경부의 먹는 샘물에 대한 조사에서 6개 제품 중 1개 제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으며, 2017년 해양수산부의 소금안전성조사에서 국내에서 판매중인 외국산 4종, 국내산 소금 2종에서 모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또 해수부 ‘해양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위해성 연구’ 사업의 중간 결과, 거제/마산 해역 어류 6종에서 모두 1개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으며, 서울과 광주, 부산의 대형 수산물시장에서 판매되는 조개류 4종류(굴, 담치, 바지락, 가리비)에 대한 식약처의 미세플라스틱 연구용역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