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강서구에서 발생한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가 한 달간 정신감정을 받기로 한 가운데, 국내 정신장애단체가 “심신미약을 빙자해 형량을 줄이려는 파렴치한 행위”라며 비판했다.
입장문을 낸 단체는 ‘정신장애동료지원공동체’. 해당 단체는 “살인사건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진심 어린 위로와 조의를 표하며 가해자가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단체의 신석철 대표는 “피해자를 처참하게 살해한 흉악범이 죄의 무게를 덜기 위하여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오용하는 것은 사회적 해악이다”며 “공정하고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 대표는 “어린 나이에, 그것도 피와 땀이 또렷한 노동의 현장에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피해자 뿐 아니라 이후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만 할 유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2차 범죄를 범한 것”이라며 피의자 김성수를 맹비난했다.
관련해 신 대표는 “예전부터 강력범죄 등 참혹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가해자의 정신과 진료 경험이 세인들의 주목을 받으며, 마치 범죄 원인이 정신질환에서 비롯된 것처럼 보도되는 현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확한 사실관계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 속에서 정신질환이 있다면 기사의 제목은 조현병 환자, 칼로 경찰관 찔러 등과 같이 작성되며 정신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야기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 대표는 “정신질환 및 정신장애가 범죄의 칼자루를 쥐어 주는 것은 아니”라면서 “오히려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하여 배제와 격리를 경험하며 살아가는 것이 정신장애 당사자의 삶”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신과적 어려움으로 소중한 삶을 포기하는 당사자의 수가 2012년 3816명에서 2016년 4713명으로 점점 늘어나지만 정신장애 및 정신질환 당사자를 위한 적절한 복지 서비스와 지원체계는 부재한 상황이라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체는 우리 사회가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장애 당사자를 위하여 복지서비스와 지원체계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아울러 본 사건처럼 정신질환을 이유로 심신미약을 오용 또는 남용하는 것을 우리 사회 스스로가 경계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