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드라마에서 ‘기흉’으로 쓰러진 환자 가슴에 응급처치로 볼펜을 꽂아 살려내는 장면이 나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기흉은 통계적으로 재발률이 높은 질환 중 하나다. 한 번 재발하면 3차, 4차 발생률이 더욱 높아진다.
기흉은 폐에 생긴 기포가 터지면서 압력 차이에 의해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에 공기가 차면서 발생한다. 즉, 폐 안에 들어있던 공기가 폐 밖(흉막강)으로 새어 나와 폐를 수축시키는 상태다. 호흡곤란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심장까지 압박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기흉으로 병원을 찾은 2만 4149명의 약 51%는 10~20대가 차지했다. 성장과정 중에 폐가 폐혈관에 비해 빨리 자라 폐 상부의 혈관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는 현상이 생기고, 그로 인해 폐기포가 발생하여 파열되기 때문이다. 중년 이후에 발생하는 기흉은 대부분 폐기종, 폐결핵 등 기존 폐질환에 의해 생길 수 있다.
김대현 강동경희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갑작스런 가슴통증이나 호흡곤란이 나타난다면 기흉 가능성이 있다. 지체 말고 병원에 방문해 HRCT(고해상도 흉부CT)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기흉의 재발률은 30~50%에 달해 한번 기흉을 겪은 환자는 이후에 또 기흉에 걸릴 위험이 크므로 근본적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간 기흉은 치료를 위해 개흉술, 2~3개의 절개창(포트,구멍)을 통한 흉강술이 이용돼 왔다. 그러나 신경손상, 수술감염 등의 단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하나의 구멍(1.5cm)을 통해 수술이 이뤄지는 ‘단일공 폐 쐐기 절제술’이 시행되기도 한다. 기존 여러 개의 구멍을 통해 이뤄진 수술법에 비해 늑간 신경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고 수술 후 통증이 적어 입원기간을 줄일 수 있다. 또 상처 부위가 한 곳 밖에 없어 환자들의 미용적인 만족도도 높다.
김대현 교수는 “단일공 폐 쐐기 절제술은 자발성 기흉 및 말초 폐 병변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수술법”이라며 “기흉의 크기, 흉부 영상 소견, 재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자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