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헬기 출동 고충 이유는 중간관리자 때문이다”
이국종 아주대학병원 권역외상센터 교수가 24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자리에서 이 교수는 중증외상환자 이송을 위한 닥터헬기 출동의 고충에 대해 증언했다.
이 교수는 “영국 런던에서 일한 적이 있다. 영국은 환자가 도보로 50m 이상 이동하지 않도록 하는 ‘알파’ 포인트를 정해 지역 소방본부의 도움을 받아 어디서나, 주택가 한복판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이게 먼 우주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옆 나라 일본에서도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도 경찰의 도움을 받아 공터, 경기장 등에 착륙할 수 있어야 하는데, 무전이 안 돼서 메신저(카카오톡)를 쓴다. 헬기 안에 있는 소방대원과는 소리를 지르면서 간신히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며 “LTE가 터지는 낮은 고도에서 카톡으로 경찰 등과 소통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보냐. 8년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했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이런 곳은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그런데 기관장이나 복지부 장관은 이 부분을 지원해줄 수 있다고 했다. 중간선에서 막힌 것”이라며 “오해를 받는 부분이 있는데, 어쩔 수 없이 민간기업에 광고를 찍었다. 무전기 등을 지원해주는 것이 고마워서 광고까지 찍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용감한 파일럿이 목숨을 걸고 타인의 목숨을 위해 희생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의식의 개선도 필요하다”며 “럭비를 좋아하는 영국의 경우, 경기장 인근에서 외상환자가 발생하자 경기를 멈추고 헬기가 착륙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고, 헬기에 환자가 타니 관중들은 환호까지 했다. 그런데 우리는 관공서 잔디에만 앉아도 안 좋은 소리가 나온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강력히 부탁한다. 진정한 선진사회, 국민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이 닥터헬기 착륙을 막는 중간 관리자에 대해 묻자 이 교수는 “논란이 있을 수 있어 누군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다만, 헬리콥터를 이용해 중증환자와 접촉하는 프로젝트로 인해 전임 전임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 당시 문제들에 대한 해결을 요구하니 중간 관리자들은 윗사람 핑계를 댔다”며 “그래서 직급이 높은 윗사람에게 물어보니 ‘그게 말이 되느냐’고 하더라. 윗사람은 말한 적도 없는데, 윗사람 핑계를 대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