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후천성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환자가 늘고 있지만, 이들 연령대에서 병원 치료 예약을 잘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감염내과 방지환 교수팀은 2013∼2014년 사이 서울지역의 HIV 감염인 775명을 대상으로 치료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JKMS) 최근호에 발표됐다.
HIV 감염인은 체내에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환자는 HIV 감염 이후 면역력이 결핍돼 합병증이 생긴 사람을 말한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7 HIV/AIDS 신고현황’을 보면 지난해 신고된 신규 감염인 1191명 중 20대가 394명(33.1%)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30대 290명(24.3%), 40대 212명(17.8%) 순이었다.
HIV에 걸린 것으로 확인되면 합병증 예방 및 잠재적인 바이러스 전염 방지를 위해서라도 의료기관을 찾아 항레트로바이러스치료(ART)를 꾸준히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 전체 조사 대상자 중 12.5%는 치료를 위한 병원 예약을 지키지 않았다. 특히 20∼34세 HIV 감염인(152명) 중에는 이런 비율이 21.7%로 35∼49세(328명)의 13.1%, 50세 이상(295명)의 7.1%보다 크게 높았다.
연구팀은 20∼34세 HIV 감염인이 치료 예약을 지키지 않을 위험도가 50세 이상 감염인에 견줘 5배나 높다고 분석했다.
방지환 교수는 논문에서 “젊은 HIV 감염인은 고령층 감염인보다 질병에 대한 '지각된 감수성'이 낮기 때문에 예약된 치료를 지키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HIV 치료를 잘 따르지 않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일찍 사망할 수 있는 만큼 치료를 잘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