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 성적표가 시원치 않습니다. 대부분 한 자릿수 대 시청률을 내고 있죠. 높아진 시청자의 눈높이를 지상파 드라마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입니다. 그에 비해 케이블 채널과 종합편성(이하 종편) 채널 드라마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며 시청자층을 넓혀 가고 있습니다.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 부진은 심각한 편입니다. 1%대 시청률도 찾아볼 수 있죠. 지난달 29일 방영된 KBS2 월화극 ‘최고의 이혼과 MBC 월화극 ‘배드파파’는 나란히 1.9%(닐슨코리아 제공·이하 동일)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KBS2 수목극 ‘오늘의 탐정’은 시청률 5%대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지난달 31일 2%대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습니다. 평일 오후 10시대 지상파 드라마 중 MBC 수목극 ‘내 뒤에 테리우스’가 선전 중이지만, 24회가 방영될 동안 두 자릿수 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단 2회뿐입니다.
지상파 드라마에서 눈을 돌린 시청자가 주목한 것은 케이블과 종편 채널입니다. tvN과 OCN은 지상파 평일 드라마와 비슷한 시간대에 드라마를 편성하며 경쟁 구도를 만들었습니다. 종편 채널도 적극적으로 드라마를 편성하며 드라마 전쟁에 뛰어들었죠. 드라마 팬들의 채널 선택권이 넓어진 셈입니다.
부진했던 월화극까지 평정한 tvN은 드라마 강국으로 거듭난 듯합니다. 지난달 30일 종영한 tvN 월화극 ‘백일의 낭군님’은 중반부터 10%가 넘는 시청률을 보였고 최종회 시청률 14.4%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습니다. tvN은 사극인 ‘백일의 낭군님’을 통해 중장년 시청자까지 사로잡으며 입지를 굳혔습니다. 극 중 대사와 배경음악이 함께 유행하며 화제성을 입증하기도 했죠.
‘백일의 낭군님’이 시청자층을 확장했다면, OCN 수목극 ‘손 더 게스트’(손 the guest)는 충성도 높은 시청자 층을 다졌습니다. OCN이 처음 편성한 수목극인 ‘손 더 게스트’는 첫 회 1.6%의 시청률을 냈고,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끝에 4.1%의 시청률로 마무리됐습니다. 관심이 한정된 장르물의 특성상 고무적인 결과로 볼 수 있겠죠. 한국형 엑소시즘과 수사극을 완성도 있게 풀어내 장르물을 선호하는 시청자를 잡았다는 평입니다. 해외 드라마로 빠른 전개와 복잡한 설정 등에 익숙해진 시청층을 불러들인 것이죠.
시청률이 드라마의 전부는 아닙니다. 대중적인 흥행과 별개로 작품성이 훌륭한 드라마도 존재하죠. 하지만 지상파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지금,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나온다 해도 시청자가 다시 채널을 돌릴지는 의문입니다. TV를 틀면 볼 수 있다는 접근성 하나로 시청률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지상파 드라마가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때입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KBS·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