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 반복 유산 원인 찾았다

국내 의료진, 반복 유산 원인 찾았다

기사승인 2018-11-05 14:22:08

반복유산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이 규명됐다.

차 의과학대학교 의생명과학과 백광현 교수와 강남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백진영 교수팀은 반복유산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분석해 반복유산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백광현·백진영 교수팀은 단백질 분석을 위해 프로테오믹스 연구기법을 이용, 반복유산 증상을 보이는 여성의 혈액 속에서 발견되는 KLKB1 단백질 및 이로 인한 ITI-H4 변형 단백질이 반복유산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KLKB1 단백질은 ITI-H4 단백질을 분해해 짧은 형태의 ITI-H4 단백질로 변형시키는데, 이것이 염증반응을 유발해 배아가 자궁에 착상하는 과정과 배아 성장에 영향을 미쳐 반복유산을 유발한다.

이번 연구는 기존 발병기전으로 보고된 염색체 이상, 자궁기형, 호르몬 대사이상 외에 단백질분해효소도 반복유산을 유발한다는 기전을 처음 밝힌 것으로, 향후 반복유산을 선별하고 예방할 수 있는 진단키트 제작 및 치료제 개발에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또한 ITI-H4 단백질과 KLKB1 단백질 등 하나의 단백질이 아닌 다중의 단백질을 발견함으로써 임상 진행 시 단일지표로 질병을 평가하는 단점을 극복해 반복유산 진단의 특이성과 효율성을 크게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반복유산은 임신초기인 20주 이전에 3번 이상 또는 그 이상 연속적으로 유산되는 질환으로, 여성 불임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반복유산의 50% 이상이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뚜렷한 예방법이나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다.

차 의과학대학교 백광현 교수는 "기존 반복유산 검사에는 양수천자검사, 제대혈검사, 융모막융모생검 등이 있지만, 시술이 어렵고 합병증 위험도 있어 임산부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며 "본 연구는 반복유산에서 특이하게 발현하는 단백질을 발굴한 것으로, 향후 반복유산을 선별·예방할 수 있는 진단키트는 물론 치료제 개발까지 이어지는 반복유산 정복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공익적 질병극복 연구지원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세계적인 의학 권위지인 란셋(Lancet)의 자매지 'EBioMedicine'(2017 IF 6.183)에 온라인 게재됐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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