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전 단계로 알려진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저체중이면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저체중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여성, 75세 이상 고령, 고혈압이 있는 환자는 치매위험이 더 가중됐다.
경도인지장애자의 나이, 성별, 인지중재 참가 및 만성질환 여부에 따른 체질량지수와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의 관계가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창욱·주수현 교수팀이 서초구 치매안심센터의 경도인지장애 환자 총 388명을 평균 36.3±18.4개월간 추적관찰 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체질량지수에 따라서 저체중, 정상체중, 과체중, 비만으로 분류하고 분석한 결과, 저체중이면 정상체중에 비해서 알츠하이머 치매로 발전할 위험이 2.38배 높았다.
추가분석을 한 결과 저체중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에서 여성은 3.15배, 75세 이상의 고령이면 3.52배, 인지중재 개입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3.06배, 고혈압 환자면 4.71배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위험 더욱 증가했다.
인지중재란 인지기능저하를 막기 위하여 시행하는 지적, 사회적, 신체적 활동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인지훈련, 운동, 미술, 원예, 컴퓨터 인지치료 등의 인지중재를 일주일에 2~3회 1시간 동안 진행했다.
경도인지장애는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특히 기억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인지기능장애는 있으나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유지되어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단계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은 상태이며,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의 80%가 5년 이내에 치매로 전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로 진료 받은 인원은 2012년 6만3000명에서 2017년 18만6000명으로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24.2%로 진료 인원은 5년 만에 3배 늘었다.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진행하는 것을 멈출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이 없으므로 치매로 발병하기 전에 위험요인을 찾아서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인지훈련, 인지재활 등의 인지중재적 개입이 치매로의 이행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창욱 교수는 “현재 치매 진단에 중요한 목표가 임상적으로 진단이 가능한 시점 이전에 인지기능장애를 진단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해 더 이상 저하를 막거나 늦추는 것이므로, 저체중이 경도인지장애에서 알츠하이머 치매로 이행할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이번 연구가 유용한 임상적 지표를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교수는 “영양 결핍은 신경세포 손상을 유발하여 치매 발병을 촉진할 수 있고, 또한 에스트로겐이 인지기능과 관련이 있는데 지방세포가 에스트로겐 생성에 관여하므로 저체중 인지기능장애 여성이 알츠하이머치매에 더 잘 걸릴 수 있다”고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주수현 교수는 “노년기에는 비만보다 오히려 저체중이 치매 발병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식습관을 잘 유지하고, 적당한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75세 이상의 고령, 여성,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노인은 체중이 줄어들지 않도록 노력하고, 또한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았다면 적극적으로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시행하는 인지중재요법에 참여하여 치매로 이행하는 것을 예방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정신건강분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Psychiatry’ 2018년 4월호에 게재됐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