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5개월, 보육교사 휴게시간 어디로 갔나

시행 5개월, 보육교사 휴게시간 어디로 갔나

오전/오후반 구분, 보조인력 확대, 처우개선 등 보육정책 개선 모색

기사승인 2018-11-23 00:08:00

“선생님들의 적절한 휴식이 보장돼야 궁극적으로 보육서비스의 질도 높아질 것이다” 이 말은 지난 7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보육교사 휴게시간 이용현황을 점검하며 한 말이다.

정부는 지난 6월 보육교사의 휴게시간을 보장하기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5개월이 지난 현재도 보육교사 휴게시간을 보장하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근로시간·휴게시간 특례업종이 26개에서 5개로 축소됐고,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아이돌보미·보육교사·요양보호사·장애인활동지원사도 근기법의 근로시간과 휴게시간 규제를 적용받게 됐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시간 8시간에 1시간 이상, 4시간에 30분 이상 휴게를 근로시간 도중에 줘야 한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근로시간 중 휴게시간 보장’과 관련해 보육교사 휴게시간 중 발생할 수 있는 보육공백을 막고, 안정적인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보조교사 6000명을 추가 확보(기존 3만 2000명 포함 전국에 총 3만 8000명 근무)하고, 보조교사 지원 대상도 민간·가정에서 모든 유형의 어린이집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었다. 휴게시간 동안 보조교사가 업무전담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보조교사 신청은 어린이집 원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데 현재까지는 보조교사 채용이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열린 울산시의회 정례회에서는 백운찬 시의원(민주당 북구2)은 “보육교사의 연차휴가와 휴게시간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공공일자리 자금을 활용해 보육교직원과 대체교사를 보충하고, 행정사무인력을 배치하는 등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과 여성 종사자가 많은 업종 관계자와 가진 간담회에서도 보육교사들은 휴게시간 및 출산 육아기에 대체인력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올려달라고 건의가 있었다.

현재 가정형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하는 이모씨는 "제도 시행 초반 휴게시간을 놓고 교사들끼리 쉬는 시간을 정하는데 애로가 있었고 일정 기간을 정하고 쉬는시간을 변경하기로 했는데  지금은 쉬는 교사가 없어 유야무야 끝난듯 하다"며 "우리 어린이집의 경우 보조교사를 채용하지 않아 간혹 쉬는 교사가 오히려 다른 교사들에게 미안해 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과 관계자는 “올해 2만5000명의 보조교사가 확보됐다. 하지만 전체 어린이집 수에 비하면 부족해 내년에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조교사 채용 관련해 지자체별로 예산이 배분됐다. 지원 규정에 맞는 어린이집이 신청해 지자체에서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보조교사 채용이 가능하다. 10월말 기준으로 2만2000여명의 보조교사가 채용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복지부 관계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을 알고 있고, 일시에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때문에 토론회, 공청회 등을 통해 보육정책 개편방안을 모색 중이다”라며, “보육시간을 현재 근무시간을 유지하는 선에서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눠 아이들 비대면 시간에 휴게시간 및 행정업무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비롯해, 대체인력 확대, 처우개선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2017년 9월부터는 보육·사회복지 전문가, 부모, 어린이집 원장·교사 등이 참여한 ‘보육지원체계 개편 TF’를 구성·운영해왔으며, 10차례 회의를 거쳐 지난 8월7일 정책토론회를 통해 보육지원체계 개편방안을 제안·발표한 바 있다.

TF가 제안한 보육지원체계 개편방안으로는 어린이집 보육시간을 어린이집 실제 이용시간 분포 및 보육교사의 근로시간을 고려해 모든 영유아에게 공통으로 제공되는 ‘기본보육시간’과 기본보육시간 이후의 보육시간인 ‘추가보육시간’으로 구분하고, 추가 보육시간의 보육 프로그램 내실화를 위해 오전(연령별 반 편성)과 달리 연령 혼합반·통합반으로 운영되는 추가 보육시간의 특성을 반영해 보육 프로그램을 보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각 보육시간에 대한 보육료 재설정 표준적인 어린이집 운영비용 산출의 근거가 되는 ‘표준보육비용’을 보육시간별로 각각 계측하고, 이를 토대로 기본보육시간과 추가보육시간에 대한 보육료를 재설정하는 한편, 현재 담임교사의 업무 지원을 위해 지원되고 있는 보조교사 확대배치 및 ‘추가보육시간 전담교사’로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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