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 정보
1.1. 제목 : SBS ‘황후의 품격’
1.2. 방송 시간 :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2018년 11월 21일 첫 방송)
1.3. 출연 배우 : 장나라, 최진혁, 신성록, 이엘리야, 신은경 등
1.4. 특이 사항 : SBS ‘아내의 유혹’, MBC ‘왔다! 장보리’ 등 막장 전문 김순옥 작가의 컴백작. 첫 평일 미니시리즈 도전.
2. 내용
2.1. 전체 줄거리 : 2018년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황제 이혁(신성록)과 결혼하게 된 뮤지컬 배우 오써니(장나라)가 궁의 절대 권력에 맞서 싸우다가 대왕대비 살인사건을 계기로 황실을 무너뜨리고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찾는 이야기.
2.2. 첫방 요약 : 황제 이혁이 황실에서 오써니 등 국민들과 만찬 도중 테러를 당해 죽을 위기를 넘김. 이혁은 테러가 7년 전 황실 경호원 실종사건 때문이란 걸 알게 됨. 하지만 어머니인 태후 강씨(신은경)는 얘기를 피하고 오히려 생포된 테러범을 독살함. 그 과정에서 태후는 황제의 비서 민유라(이엘리야)를 경질. 하지만 이혁은 자신은 허락하지 않았다며 민유라와 사랑에 빠짐. 자신의 과거를 지우려는 민유라는 자신을 키워준 양어머니 백도희(황영희)를 죽이려고 시도. 하지만 도망치던 백도희를 이혁이 차로 치며 끝.
2.3. 시청자 반응 : 막장이라며 작가를 욕하는 반응과 재밌다며 극찬하는 양극단으로 나뉘는 분위기. 작가의 전작이 유명한 만큼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은 것만큼은 확실함.
3. 총평
3.1. 개인 감상평
그야말로 상상,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줍니다. 만약 한국 드라마의 최전선이 있다면 한쪽 끝엔 tvN ‘미스터 션샤인’이, 그 반대편엔 ‘황후의 품격’이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황후의 품격’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과감함입니다. 거침없이 선택과 집중을 반복합니다. 버릴 것은 확실히 버리고 취할 것은 분명하게 취하고 있어요. 덕분에 드라마가 방송되는 60분 동안 아주 빠른 속도로 방대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1회 내용만으로 다른 드라마 10회분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정도예요.
내용 이해에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당연하다는 듯 중간 설명을 건너뛰고 핵심 장면만 보여주니까요. 마치 예고편에서 재미있는 부분만 편집한 것처럼 능수능란하게 보여주는 기술이 일품이에요. 지루해질 만하면 심각한 음악과 함께 새로운 사건, 자극적인 전개가 나타나 눈을 뗄 수가 없게 만들기도 하고요. 중요한 게 뭐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를 판단하는 작가의 내공, 그리고 스토리 자체에 온전히 집중하는 과감한 결단이 있기에 가능한 결과물입니다. 감탄이 절로 나오죠.
배우 신성록이 제작발표회에서 언급한 것처럼 “예측할 수 없는 전개”도 ‘황후의 품격’의 장점입니다. 시청자의 생각보다 더 거대하고 치밀한 구조 안에서 조금씩 범위를 넓혀가니 이 이야기가 어디까지 이를지 상상하기 어려워요. 또 평범한 전개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 장면을 예측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드라마 내용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드라마가 끝나거든요.
다만 전통적인 지상파 미니시리즈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겐 낯설고 위험한 드라마입니다. 한 단계가 아니라 두세 단계 다르기 때문에 막장이라 욕하기도 쉽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당연해요. 실제로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막장 요소가 가득하고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자극적인 장면도 많습니다. 정신 건강에 해로운 걸 알면서도 자꾸만 손이 가는 불량식품 같은 드라마에요. 불량식품을 모든 사람에게 권하긴 어렵잖아요.
3.2. 전망
김순옥 작가는 ‘황후의 품격’으로 첫 지상파 미니시리즈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주말극, 일일극의 내공을 모두 쏟아 부어 새로운 장르 드라마를 만들어낸 느낌까지 들어요. 위기를 겪고 있는 지상파 드라마가 케이블, 종편 드라마와 싸우려면 이 정도의 새로움과 과감함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3.3. 추가 보고 사항
막장이 싫거나 안 맞으면 패스, 자극적이고 시간이 빨리 가는 콘텐츠를 찾으면 감상 필수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