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마이크로닷이 사라졌습니다. 부모 사기 사건으로 논란의 주인공이 된 그의 모습을 이젠 방송에서도, 현실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 이르렀습니다. 부모님이 있는 뉴질랜드에 체류 중이라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23일 마이크로닷이 현재 뉴질랜드에 머무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SNS는 이용자가 가장 최근 접속한 위치를 기준으로 현재 위치를 표시해 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의 현재 위치가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표기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죠. 뉴질랜드는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이크로닷의 지인이 의혹을 즉각 부인했습니다. 마이크로닷은 아직 한국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죠. 23일 스타뉴스에 따르면 마이크로닷의 한 지인은 “현재 마이크로닷은 한국에 있다. 모든 부분에 대해 조심스러워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건의 피의자가 아니다 보니 경찰 측과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 조심스럽게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고 마이크로닷의 현재 입장을 전했습니다.
방송에서도 마이크로닷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지난 22일 방송된 채널A ‘도시어부’는 마이크로닷의 출연 분량을 통편집했습니다. 마이크로닷이 웃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리거나 뒷모습이 잠깐 등장하는 정도였죠. 23일로 예정돼 있던 ‘도시어부’ 촬영 일정도 취소됐습니다. 앞으로 당분간 예능 프로그램에서 마이크로닷을 만나긴 어렵겠죠.
지인의 말처럼 마이크로닷이 사건의 당사자는 아닙니다. 처음부터 그가 사기 사건의 모든 책임을 떠안을 필요는 없었죠. 부모님에게 연락해 과거 사건에 대해 듣고, 자식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했다면 이렇게까지 사태가 악화되진 않았을 겁니다.
마이크로닷은 잘못된 초기 대응으로 논란을 키웠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20년 전 충북 제천 송학면에서 이웃 주민, 친척, 친구 등에게 약 20억 원을 빌린 뒤 해외로 잠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마이크로닷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 의사까지 밝혔죠.
하지만 “사실무근”이라기엔 너무 많은 증거와 증언이 쏟아졌습니다. 사건·사고 사실 확인원서를 비롯한 피해자들의 증언 등이 연이어 보도되기 시작한 것이죠. 결국 마이크로닷은 지난 21일 입장을 번복합니다. “부모님과 관련된 일로 상처 입으신 분들께 죄송하다”며 “부모님과 이 일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까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그래서 사실무근이며, 법적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아들로서 제가 책임져야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는 새로운 입장을 내놨습니다.
덕분에 마이크로닷을 향한 관심을 더욱 높아졌습니다. 이젠 구체적인 경찰 수사 과정과 마이크로닷 부모의 현재 위치, 앞으로의 계획까지 하나하나 보도되기 시작했습니다. 마이크로닷이 해결해야 할 개인사에서 온 국민이 관심을 갖는 형사사건이 된 것이죠. 마이크로닷이 현실과 방송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힘들게 된 이유입니다.
더 이상 피할 곳은 없습니다. 충북 제천경찰서는 뉴질랜드에 있는 마이크로닷 부모를 불러 수사하기 위해 인터폴에 적색수배 요청까지 했습니다. 마이크로닷의 모친 역시 여권을 만드는 대로 한국에 돌아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건이 해결돼도 마이크로닷이 이전처럼 활동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마이크로닷이 돌아올 수 있을지, 돌아온다면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합니다. 과연 대중들은 논란이 있기 전처럼 마이크로닷을 사랑해줄 수 있을까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