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여성인권위원회가 23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항소심 첫 재판을 앞두고 재판부에 1심 판결의 문제를 지적한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의견서에서 "1심 판단은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등에 있어서 위력의 '행사' 판단에 오류를 범했다"며 "사회·경제·정치적 지위나 권세 같은 무형적인 위력은 별도의 '위력행사 행위'가 없더라도 '위력'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또 1심이 무죄 판결과 결정적으로 모순되는 사정들에 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안 전 지사가 김지은씨에게 두 사람의 관계가 '미투(Me Too)운동'의 대상이 되는지 물었던 점, 안 전 지사가 김씨를 먼저 불렀던 점 등은 '권력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정인데도 1심이 이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아울러 1심이 안 전 지사 진술을 "맹목적으로 옹호했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안 전 지사에 대해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데도 김씨 진술을 의심했다는 지적이다.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9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12부(홍동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