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아현지사 화재로 주말 동안 업무마비를 겪은 서울 서대문구, 마포구, 용산구, 은평구 일대 의료기관들은 업무가 정상화된 26일 피해 수습 작업을 진행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월요일인 이날 오전 의료기관의 통신장애는 대부분 정상화됐다. 주말 한때 마비됐던 통신상 문제가 순차적으로 복구됨에 따라 의료기관들은 주말 내원환자 안내, 밀린 결제 작업 등 후속조치에 나섰다.
이날 오전 신촌세브란스병원은 병원사이트, SNS, 내부 안내문 등에 ‘통신장애가 모두 정상화됐다’고 알렸다. 또 국민건강보험 시스템 마비로 인해 전액 본인부담금으로 진료비를 추가 납입한 환자에 환불 등 안내를 진행했다.
순천향대서울병원도 지난 주말 동안 내원한 환자들에게 업무정상화 안내 문자를 돌렸고, 병원 내부 안내문을 통해 피해수습과 관련해 진료지연이 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앞서 지난 24일 오전 11시쯤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통신관로에서 발생한 화재로 이곳 일대 지역 KT통신망이 끊기면서 인근 의료기관과 약국은 24일과 25일 한때 전산·통신 등 업무마비를 겪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은 화재 당일인 24일 인터넷과 병원내부콜, 외부전화 등이 먹통이 됐다. 특히 KT회선을 사용하는 원내 의료진 공용폰을 사용할 수 없게 돼 타사 통신사를 이용하는 의료진의 개인 휴대폰을 활용하거나, 수시로 원내 방송으로 주요 사항을 전달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 시스템 접속마비로 응급진료가 지연되다가 24일 당일 저녁에서야 복구되기도 했다. 당시 병원을 찾았던 환자들의 경우 건강보험여부가 확인이 안 돼 전액본인부담으로 결제하고 추후 환불받도록 안내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과 같은 통신회로를 쓰는 강남세브란스병원도 24일 한때 홈페이지, 건보공단 접속이 안 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병원 내부 전산망이 따로 있어 처방이나 진료 등 내부 시스템 운영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전언이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통신사와 상관없는 병원 자체통신망이 있었기 때문에 처방이나 진료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내부망에 문제가 생겼을 시에 따르는 매뉴얼이 있지만 이번 건은 외부 요인에 의한 장애였기 때문에 뚜렷한 대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순천향대서울병원도 같은 문제를 겪었다. 이 병원은 화재당일인 24일 오후 3시쯤 부천병원에서 사용하는 통신회로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통신장애를 해결했다고 전했다. 이날 한때 응급진료가 불가능해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전원조치하기도 했고, 건보공단 시스템 접속불가로 인해 내원 환자 진료비는 인적사항을 적어놨다가 추후에 납입하도록 안내했다. 두 병원 모두 전자결제 시스템은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해 카드결제 등의 문제는 없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관계자는 “다행히 주말에 일어난 일이라서 큰 혼란은 없었다. 진료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병원내부에서는 환자 안내 등 후속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약국도 정상 운영됐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인근 문전약국 관계자는 “지난 토요일에는 인터넷이나 결재가 안 되다보니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오늘 출근한 이후로는 별 문제없다”며 “월요일은 대체로 환자가 많은데 오늘 조금 더 많은 듯하다”고 전했다. 마포구 상암동의 한 약국도 “일요일 오전부터는 인터넷이 들어와서 정상운영하고 있다. 토요일 말고는 큰 피해는 없다”고 했다.
한편, 서울 서대문구, 마포구 일대 일부 상업시설은 이날 오후까지도 ‘무음’영업을 지속했다. KT 인터넷 회선이 미처 복구가 안 돼 내부 음악을 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소방당국은 화재여파로 인한 피해가 완전 정상화될 때까지 일주일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측한 바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