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프리마켓 봉황장터, 새로운 시장형 관광콘텐츠 '주목'

경주 프리마켓 봉황장터, 새로운 시장형 관광콘텐츠 '주목'

기사승인 2018-12-03 14:16:56

 

경북 경주시가 지역상인과 함께 도심에서 즐길 수 있는 시장형 관광콘텐츠를 육성해 주목받고 있다.

올 한해 젊은층이 가장 많이 찾는 황리단길과 더불어 가장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프리마켓 봉황장터'가 주인공이다.

교촌한옥마을과 대릉원에서 황리단길을 거쳐 도심 상권을 잇는 봉황로 문화의 거리가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직접 만든 수공예품, 액세서리, 중고상품부터 다양한 수제 먹거리, 감성충만 버스킹 공연, 실속있는 이벤트 등 이색적인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기 시작한 것.

각종 문화재 규제와 도심상권 공동화로 침체의 늪에 빠져들던 봉황로 문화의 거리가 프리마켓으로 도심경제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문화콘텐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경주의 옛 모습과 현재의 감성이 공존하는 도심 속 관광명소로 떠오른 프리마켓 봉황장터의 시작과 현재, 미래의 모습을 들여다 본다.

◇프리마켓 봉황장터의 출발

봉황로 문화의 거리는 금관총, 봉황대 등 시가지 고분군과 봉황중심상가 등 시가지 상권이 근접해 관광객의 관심과 흥미를 끌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불과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구 시청사 이전, 각종 문화재 규제·개발 제약 등으로 인한 도심 공동화로 한적하고 어두운 그저 그런 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황리단길이 핫한 명품거리로 유명세를 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시는 도심경제 활성화를 방안을 모색하다 황리단길을 찾는 관광객을 도심 상권으로 유입시키려는 목표를 세웠다.

관 주도의 일시적 축제와 행사는 생명력에 한계가 분명해 민·관 협력을 통해 지역 축제, 행사와 연계한 프리마켓 연합전을 봉황로에서 시범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천년야행과 봉황대뮤직스쿼어를 첫 타깃으로 삼았다.

시는 경찰과 함께 차량통제, 한시적 영업허가 등 외형적 투자보다는 행정적 절차 지원에 집중했다.

인근 월성초등학교에서는 관광객 주차편의를 위해 운동장을 선뜻 내줬다.

봉황상가 상인들은 기꺼이 화장실 사용을 협조했다.

이렇게 시작한 프리마켓 봉황장터는 그야말로 인산인해, 대성공이었다.

특히 순수 행정적인 협조와 상인과 주민들의 협조로 이룬 자발적인 민·관 합작 프로젝트로 성공을 거둬 의미를 더했다.

성공 가능성을 실감한 시와 상인들은 9월부터 이벤트성이 아닌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1~8시까지 정례적인 프리마켓 개최 여건을 마련하게 된다.

봉황대 뮤직스퀘어가 열리는 금요일 오후에도 추가 운영해 도심 속 야간관광 투어코스로도 각광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프리마켓 봉황장터는 50회 이상 열렸다.

프리마켓을 찾은 관광객들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전국적인 입소문을 타면서 일일 방문객 최대 8000명, 일매출 100만원 이상의 수입을 거두는 셀러도 크게 늘어났다.

◇2018년 새로운 기회

올해를 시작하면서 겨울철 비수기를 맞은 프리마켓 봉황장터는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맞는다.

1월부터 봉황장터의 주체인 셀러의 친절·위생교육, 서비스, 마케팅 전략 등 역량강화 교육을 가졌다.

2월에는 전남 순천 창작예술촌과 부산 깡통시장 등 도시재생과 상가 활성화에 대한 현장 벤치마킹을 통해 새로운 변화의 마인드와 소속감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주변상가와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 상가 활성화와 새로운 도심관광 콘텐츠 구축을 위해 지속적인 봉황장터 운영에 찬성한다는 동의서를 200명 이상 확보하기도 했다.

벚꽃과 함께 시작된 봉황장터는 그 동안 준비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고 도심 속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며 값진 성과를 이어갔다.

봉황장터가 성황을 이루면서 곱지 않은 시선도 생겨났다.

판매물품이 기존 상권을 침해하고 차량통제로 인한 불편, 버스킹으로 인한 소음, 타 지역 셀러에 대한 불편한 시선 등 다양한 지적이 잇따랐다.

봉황장터는 주변 상권과의 상생과 프리마켓 정체성을 위해 공산품 판매를 중지하고 지역 셀러를 우대하는 방침을 세워 민의를 따랐다.

시에서도 봉황로 거리 일대에 감성문구와 이미지를 나타내는 로고젝터를 설치하고 중심광장 바닥에 '읽어버린 세계, 신라'를 주제로 3D 페인팅을 작업하는 등 다양한 경관디자인을 적용했다.

시 관계자는 "봉황장터의 가장 큰 성과는 기존 고객을 나눠갖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고객을 유치해 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진화하는 프리마켓 봉황장터

변화와 진화는 각각 형태와 내용 등이 변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지만 방향성이 가미되면 이야기가 사뭇 달라진다.

어디로 바뀔지 모를 때는 단순히 변한다고 하면 되지만 긍정적,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한다면 진화한다고 말한다.

참여 셀러들은 자체 운영위원회를 통해 도자기 Day, 강아지 Day, 치맥 페스티벌, 푸드 트럭축제, 소꿉장터, 돗자리 영화제, 보물찾기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행한다.

스스로 버스킹 공연과 길거리 사진전 등 볼거리를 제공하는 노력을 통해 봉황장터의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최소한의 행정지원과 민간협력을 통한 성공 우수사례는 자연스레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국의 지자체와 마을공동체, 상인연합회 등에서 문의와 방문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3월 경남 진해 장애인복지관을 시작으로 충북 청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 경북 성주군 전통시장 재생사업단 등 다양한 기관단체에서 도시재생과 상권활성화 우수 현장으로 벤치마킹을 다녀갔다.

봉황장터의 진화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소속 셀러들의 개인의 번성이 곧 봉황장터의 성공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의 밀알이라는 자부심 아래 청년과 경력단절 여성의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금속공예, 카페, 반려동물용품점, 화덕피자, 문화콘텐츠 기념품, 분식 등 청년창업 7호점이 탄생했다.

시 관계자는 "봉황장터는 민·관이 합심해 무에서 유를 창출한 콘텐츠"라며 "도심상권 활성화는 물론 일자리와 창업 창출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주=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

 

 

 

 

 

 

 

 

 

 

 

 

 

 

성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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