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밤 경기도 고양시의 지역난방 열수송관이 터져 한 분이 희생되셨고,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때에 난방이 되지 않아 많은 주민들께서 불편을 겪으셨습니다. KTX 오송역 단전과 KT 아현지국 통신단절에 이어 고양에서 이런 일이 생겨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스럽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기관은 빠른 시일 안에 노후 열수송관을 점검해, 의심스러운 곳은 정밀진단하고, 위험이 예상되는 구간은 관로를 조기교체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관계기관은 지하에 매설된 가스관, 송유관 등 각종 시설물의 관리체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국민들께 안심을 드리도록 해주기 바랍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60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또 “겨울은 전력사용이 가장 많은 계절이다. 그래도 올 겨울 전력수급은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능력은 1억 322만kW로 역대 최고수준이며, 예비전력도 1100만kW 이상으로 전망된다. 기온도 평년보다 약간 높을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며 “그러나 지금은 이상기후가 일상화된 시대이다. 올 여름에는 폭염으로 예상 최대 전력수요보다 실제 사용량이 더 많았다. 올 겨울에도 예상을 넘는 추위가 올 수도 있으므로 그에 대비해야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얼마 전에 대만에서 2025년까지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정책을 폐지한다는데 투표자의 54.4%가 동의했다. 이것을 놓고 우리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해 일각에서 문제를 제기한다. 대만은 2025년까지 6기의 원전을 모두 폐쇄하기로 했고, 공정률이 98%에 달하는 신규원전 건설을 중단하는 등 극히 짧은 기간에 원전을 모두 없애려 했다. 작년 여름에는 828만 가구가 정전을 겪기도 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2023년까지 원전설비가 늘어나고 그 이후 60여 년에 걸쳐 완만하게 원전 의존도를 낮춰가려 하고 있다. 폭염과 혹한에도 전력수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세계의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훨씬 더 빨리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의 왜곡과 과장으로 국민들께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실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정확한 통계와 외국사례 등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서 국민들께 알기 쉽고 정확하게 설명할 것”을 지시했다.
이 총 리는 또 “작년 한 해 동안 자살, 교통사고, 산업재해로 생명을 잃으신 국민이 1만 7천명이 넘었다. 세 분야 모두 OECD 최하위 수준이다. 정부는 한 분의 생명이라도 더 지키기 위해 올해 초부터 국민생명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오늘은 그동안의 전개상황을 점검하고 내년에 중점 추진할 계획을 논의하고자 한다”며 “자살에 제대로 대처하려면 현황과 원인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그에 따른 전문적 대처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는 특히 노인의 자살이 많다. 노인이 되면 최소한 네 가지의 고통이 따른다. 가난해지는 경제적 고통, 몸이 아프게 되는 신체적 고통, 역할이 줄어드는 사회적 고통, 이웃 친구 가족을 잃어가며 깊어지는 심리적 고독이 그것이다. 이런 고통을 완화해 드리는 것이 노인복지와 자살방지의 근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대책은 일선현장에 전달되고 현장에서 작동해야 실효성을 갖는다. 고독과 고립, 절망과 좌절로 죽음을 생각하시는 분들께는 가장 가까이 계시는 분의 도움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마을의 이웃이나 친구, 부녀회나 새마을회, 이장이나 반장 등이 도와드릴 수 있도록 지자체가 중앙정부와 함께 노력하는 체제를 강구해주시면 좋겠다”며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정책 그 자체와 정책의 전달 및 작동체계를 점검해 주시고 지역사회를 움직이게 하는 방안을 찾아 둘 것”을 주문했다.
또 이 총리는 “교통사고 사망자는 크게 줄고 있다. 우리는 더 줄일 수 있다. 그러자면 재범률이 44%를 넘는 음주운전과 일반 교통사고보다 사망률이 15배나 높은 과속운전을 근절해야 한다. 국회는 사람을 사망하게 한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징역 1년 이상에서 3년 이상으로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을 통과시켰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4대문 안 간선도로의 차량 제한속도를 시속 60km에서 50km로 강화한다”며 “대책의 성패는 국민의 동참에 달려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경찰청, 그리고 지자체들은 국민께 이러한 점을 더 잘 알리시고 끊임없이 계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업재해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타워 크레인 사고로 열일곱 분이 희생되셨지만 올해는 그런 큰 사고가 없었다. 그러나 결코 만족스러운 단계가 아니다. 고용노동부가 9월 중소규모 건설 현장을 점검한 결과 10곳 중 7곳 이상이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는 안전규정의 준수가 현장에 확고히 뿌리내릴 때까지 끊임없이 점검하고 계도할 것”을 주문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