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리기도 전이지만, 유통가는 벌써 설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내년 설날이 올해보다 열흘 가랑 빨라지는 데다, 미리미리 구매에 나서는 ‘계획 소비’ 성향의 고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크리스마스‧연말 대목 잡기에 나서면서도, 매장 진열이 필요 없는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를 진행하며 설날 영업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이미 지난 6일부터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에 돌입했다. 롯데마트는 내년 1월 24일까지 총 50일간 진행한다. 역대 최장기간 일 뿐 아니라, 작년 설 예약판매보다 D데이 기준, 일주일가량 더 당겨진 시점이다.
이마트 역시 오는 13일부터 내년 1월 23일까지 총 42일간 전국 153개 점포와 이마트몰을 통해 총 560여종의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에 들어간다. 기간도 작년보다 일주일 더 늘렸다.
이처럼 대형 마트들이 사전 예약판매에 힘을 주는 것은 개인 고객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상품을 구입하면 최대 40% 저렴한 가격으로 설 선물세트를 구입할 수 있다.
실제로, 작년 롯데마트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 매출 비중은 25%를 차지했고, 올해 설의 경우 이보다 높은 27%, 추석은 지난해 설 대비 10% 높은 35%를 기록하는 등 지속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 역시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출 비중은 2014년 10%에서 이번 설 26%로 4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고, 행사 기간 역시 21일에서 42일로 2배 늘어났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사전예약 판매 물량을 늘리고 얼리 버드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고객 선호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물량은 20% 가량 늘렸고, 할인 혜택을 강화했다. 이마트의 경우도 행사카드로 인기 세트 구매시 최대 4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또한 기간별, 금액대별 최대 15%에 해당하는 신세계 상품권도 증정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도 행사 카드로 결제 시 최대 30%의 할인 혜택은 물론 결제 금액과 기간에 따라 최대 150만원 상당의 상품권도 제공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명절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의 혜택이 일반 고객들에게도 확산하며, 구매 패턴이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며 “미리 명절 선물을 준비하는 고객들에게 나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품목을 줄이는 대신 사전 물량 계획으로 가격은 전년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추가로 가격을 내렸다”고 밝혔다.
소비자는 진열된 상품을 직접 구입하진 않지만, 합리적 소비를 할 수 있어 좋고, 업체 입장에서도 사전 주문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높은 물가로 고객들의 '계획 소비' 성향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마트 최훈학 마케팅 담당은 “미리미리 준비하는 사전예약판매로 명절 선물 문화가 바뀐다는 것은 그만큼 계획적인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얼리버드’ 고객들에게 많은 혜택을 드리도록 풍성한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