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영화감독 김기덕이 카자흐스탄에서 영화를 촬영 중이라고 MBC ‘PD수첩’이 관계자의 말을 빌려 전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PD수첩’은 연말 특집으로 올해 초 시작된 ‘미 투’(Me too·성폭력 피해 고백) 운동을 되짚고, 성범죄 현주소를 돌아봤다.
이날 방송에 따르면, 김 감독은 현재 카자흐스탄에서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영화 제작 관계자는 김 감독이 현장 지원을 받아가며 영화 촬영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컨디션에 대해 묻자 “아주 좋아 보였다”고 답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김 감독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선 “우리는 열심히 일했을 뿐이고 다른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 다른 관계자들도 이런 것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PD수첩’은 지난 3월 ‘거장의 민낯 2부작’을 통해 김 감독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 의혹을 다뤘다. 당시 김 감독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한 배우와 ‘PD수첩’ 측은 지난 방송 이후 김 감독에게 무고죄로 고소 당한 상태다.
피해를 주장한 배우의 지인은 이날 방송에서 “‘김 감독이 PD수첩 방송 후 자신과 가족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하는 모습을 본 후 친구에게 호흡 곤란이 찾아왔다”며 “지금은 약, 수면제 등을 먹으며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감독과 함께 촬영 현장에서 성폭력을 함께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온 조재현의 근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조재현의 전 매니저는 “나는 모른다. 어디서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영화계 관계자도 “잠수를 탄 건지 잠적을 한 건지, 반성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