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이슈에 따른 제약‧바이오주 등락

회계 이슈에 따른 제약‧바이오주 등락

기사승인 2018-12-13 03:00:00

올들어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분식회계 의혹에 폭락장을 연출하더니 하루 만에 대부분 종목이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의혹에도 상장유지 및 거래 재개 결정이 내려지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듯 했으나 이번엔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분식회계 의혹에 휩싸였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바람잘날 없는 모습에 금융투자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린다.

1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제공서비스 전문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의약품 지수는 올해 4월 1만6000대까지 치솟았다. 5월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하며 감리 조치안을 통보, 의약품 지수는 한 달만에 25% 가량 떨어졌다.

그러다 7월 삼성바이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완제의약품 제조 승인을 처음으로 획득하고, 8월 초 셀트리온이 램시마 배지 기술 특허 침해 소송에서 승소하는 등 호재가 잇따르자 의약품 지수는 8월부터 두 달간 25% 가량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금감원이 10월 삼성바이오에 대한 재감리 결과를 증권선물위원회에 보고, 같은 달 증선위는 재감리 안건을 상정하고 금감원은 증선위에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정황 내부 문건을 제출했다. 삼성바이오는 10월부터 한 달간 44% 가량 빠졌고, 같은 기간 의약품 지수 역시 33% 정도 내린 1만대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바이오가 지난달 12일 증선위의 분식회계 제재 발표를 앞두고 22% 가량 급락하자, 같은 날 의약품 지수 역시 11% 정도 떨어졌다. 하지만 대부분 종목이 삼성바이오의 ‘불확실성 해소’라는 이유로 하루 만에 상승 전환, 이날 의약품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 이상 오른 1만302.85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제약 지수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4월까지 오름세를 보이다, 하락 전환해 7월엔 28% 이상 떨어진 9600대를 기록했다. 이후 두 달간 소폭 반등하기도 했지만, 삼성바이오의 상장폐지 이슈에 10월부터 한 달간 15% 가량 떨어지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또 지난 11일 금감원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회계감리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제약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7% 내린 8636.83를 기록했지만, 하루 만에 오름세로 전환하며 3% 이상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계이슈로 제약‧바이오 업종이 등락하는 모습에 금융투자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린다. 대부분 투자전문가들은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유지 및 거래 재개 결정이 내려지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로 낙관적인 의견을 내놓았지만, 보톡스와 임플란트 등 주요 수출품목 성장 둔화로 제약·바이오 업계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는 의견도 있다.

대신증권 홍가혜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연구개발비 회계 처리 가이드라인 및 보완책을 제시한데다 삼성바이오의 거래재개로 회계 관련 디스카운트(저평가) 요인이 차례로 해소됐다”라면서 “불확실성 제거로 삼성바이오로직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 섹터 반등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 김재익 연구원도 삼성바이오 거래 재개가 호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예상보다 빠르게 결정된 삼성바이오 거래 재개와 셀트리온 의약품위탁생산(CMO) 이슈, 정부의 헬스케어 산업 육성의지 언급 등 긍정적 이슈가 계속되고 있다”며 “최근 업종의 주가 추이를 보면 투자심리에 따라 함께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감안해 향후 제약‧바이오 섹터 주가 역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NH투자증권 구완성 연구원은 “내년 보톡스와 임플란트 등 주요 수출품목 성장 둔화로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부터는 주요 업체의 임상결과가 발표된다”며 “기존에 단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다면 이제는 결과에 따라 냉정한 검증을 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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