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하기 딱 좋은 나인데~' 50·60 실버서퍼 온라인서 뜬다

'쇼핑하기 딱 좋은 나인데~' 50·60 실버서퍼 온라인서 뜬다

기사승인 2018-12-14 04:00:01

#.주부 서연진 씨(58)는 살림에 필요한 물품 대부분을 온라인을 통해 구입한다. 처음에는 가전제품, 쌀, 생수 등 무거운 것만 주문했지만 최근엔 식료품이나 옷도 매장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받고 있다. 서 씨는 “예전엔 비싼 물건을 보지도 않고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것이 이해도 안 갔을뿐더러 불편하기도 했다”면서도 “요즘에는 같은 제품을 오프라인보다 싸게 구매할 수 있고, 들고 오는 번거로움도 없어 온라인 쇼핑몰 애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고령사회에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50~60대가 온라인 쇼핑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장년층도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면서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경제력이 있으면서 인터넷, 스마트폰 등 IT 기기를 능숙하게 조작할 줄 아는 장년층을 일컫는 '실버 서퍼(silver surfer)'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실제 전자상거래 기업 옥션이 201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 품목에 대한 연령대별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50∼60대의 구매량이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60대의 증가율은 171%, 50대는 130% 늘었다. 50∼60대 고객 비중은 2014년 17%에서 올해 상반기 27%로 뛰었다. 

50대 이상은 주로 건강식품이나 안마의자 등을 구매할 것이라는 생각도 편견이었다. 50∼60대 인기상품은 여행상품, 패션·잡화, 식품, 대형가전 등을 총망라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여행, 항공권 구매는 114배로 크게 늘었다. 패키지를 포함해 골프, 크루즈 여행 등 해외 여행상품의 수요 증가가 크게 두드러졌다. 

브랜드 의류, 가방 등 패션 상품과 명품 구매도 크게 증가했다. 의류 판매는 7배가량, 수입 명품은 두 배 이상이었다. 옥션 관계자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신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인 성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소비 수준이 비교적 높고 온라인과 모바일 이용이 활발한 ‘실버 서퍼’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한다. 

식품과 생활용품 등을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50~60대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즉석식품, 가공식품 구매 증가율은 250%에 달했다. 생활용품 123%, 가구·인테리어 234% 구매도 세자릿수 신장률을 보였다. 

위메프의 올 상반기 쇼핑 통계에서도 '실버 서퍼'의 온라인 쇼핑 증가가 확인됐다. 50~60대 매출은 작년 대비 36% 증가했고, 회원 수도 3년 전보다 2.6배 늘어났다. 11번가에서도 같은 기간 50∼60대의 거래액 신장률이 세 자릿수에 육박했다. 올 상반기 11번가의 50대와 60대 거래액은 2014년보다 각각 93%, 87% 증가했다.

이처럼 '실버 서퍼'의 중심에는 스마트폰의 확산이 있다. 컴퓨터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이용이 쉬워 50~60세대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이다. 업계는 50대 이상 고객의 80% 이상이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쇼핑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실버 서퍼'를 잡기 위한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노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쿠팡은 시니어들이 자주 찾는 물건을 빠르게 구매할 수 있도록 실버용품 전문관을 개설하기도 했다. 활동보조, 건강관리, 재활·운동기구, 간병·보조용품, 병원·의료용품 등 총 14개의 카테고리로 구분해 편의성을 높였다. 

위메프도 전화로 결제와 배송까지 가능한 ‘텔레마트’를 선보이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가격 검색, 가입, 결제 등 절차를 간소화해 모바일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 고객을 배려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전문 전화 상담원이 상품 선택과 결제 배송 안내를 돕는다. 

한편 유통업계는 내년 설 명절에도 시장이나 백화점 대신 온라인으로 명절 상품을 구입하는 50~60대 고객이 많을 것으로 보고있다. 작년 9월 G마켓이 건강식품 등 명절 선물 구매 고객을 분석한 결과, 50대 매출이 전년대비 40%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권을 갖춘 시니어들이 모바일 환경에 익숙해지며 온라인 쇼핑을 어려워하지 않게 됐다”며 “내년 설에도 50~60대의 온라인 매출이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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