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클릭금지] 소확행·가심비…20·30 “크리스마스엔 호캉스”

[솔로클릭금지] 소확행·가심비…20·30 “크리스마스엔 호캉스”

기사승인 2018-12-19 02:00:00

“복잡한 세상, 휴일엔 사랑하는 사람만 보며 푹 쉬고 싶어요. 크리스마스에는 가는 곳마다 사람들로 북적이고, 돈도 많이 들잖아요.”

직장인 양모(30)씨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여자 친구와 따로 데이트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시내에서 사람들과 치이며 추위에 떨었던 작년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니 숨이 턱 막혔기 때문이다. 그는 “놀이공원과 여러 명소에 데이트를 갔다가 붐비는 인파에 사람만 구경하고 왔었다. 안 가는 게 나을 뻔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교통이 막혀 시간을 버린 사람들도 많았다”며 “올해는 서울 호텔에서 지내면서 여자 친구와 푹 쉬다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호캉스(호텔과 바캉스)를 계획하는 20·30대가 늘고 있다.

진정한 휴가는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호캉스'는 新트렌드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과거 호텔이 고급·고가의 이미지였다면 현재는 가격대가 다양해져 그 문턱이 많이 낮아진 영향이다. 여기에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등의 트렌드와 맞물리며 젊은 층의 이용이 예전보다 늘고 있는 추세다.

18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패키지의 경우 40대뿐 아니라 30대 20대 연인들도 주로 찾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인터컨티넨탈 호텔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패키지는 호캉스를 생각하는 커플을 고려해 공연과 와인 이벤트 등 따로따로 예약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모든 것을 함께 포함한 것이 특징”이라며 “SNS 문화가 유행함에 따라, 기념일 호텔 방문에 적극적인 20~30대 고객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주로 직장인들이 여러 이유로 호캉스를 선호했다. 양씨처럼 크리스마스의 붐비는 인파에  피로감을 나타낸 경우가 있지만, 연말 모임과 업무에 지쳐 휴일엔 쉬면서 데이트를 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 최모(29)씨는 "나 뿐 아니라 여자 친구도 연말 모임과 업무에 지쳐 크리스마스에 지친 몸을 끌고 나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며 ”이번 크리스마스는 호텔에서 분위기를 만끽하며 일상과 떨어져 있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커플뿐 아니라 크리스마스에 호캉스를 꿈꾸는 싱글족도 많다. 윤모(30)씨 또한 크리스마스에 서울 시내 호텔을 예약해 2박 3일간 호캉스를 즐길 예정이다. 윤씨는 "호텔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패키지를 싸게 선보여서, 여행가는 데 쓰는 경비와 별로 차이가 없다"며 "그간 열심히 일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씨는 크리스마스 호텔에서 펼쳐질 애프터 파티와 디제잉, 핑거푸드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호텔들이 투숙은 물론 이벤트와 공연, 레스토랑 등 볼거리와 놀 거리까지 함께 제공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내년 결혼을 앞두고 있는 강모(34)씨는 “호텔 크리스마스 패키지에 무제한 와인 서비스뿐 만 아니라 공연이 포함돼있어 재즈를 좋아하는 여자 친구가 만족해할 것 같다”며 “30만원대 가격으로 한 번쯤은 가볼 만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1)씨는 "콘서트와 함께 주류와 뷔페를 무제한 즐길 수 있어 가성비가 괜찮다“며 ”커플 동반으로 친구들과 방문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유수의 호텔들은 크리스마스 호캉스 족을 타깃으로 한 관련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18일 아침 기준, 목표 대비 약 80% 가량 예약이 들어온 상태”라며 “호텔업계도 최근 트렌드에 발맞춰 고객들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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