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 사고’ 무자격업체가 보일러 설치?…“지역사회서 비일비재”

‘강릉 펜션 사고’ 무자격업체가 보일러 설치?…“지역사회서 비일비재”

기사승인 2018-12-22 00:00:00

강원도 강릉 펜션의 일산화탄소 누출 사고가 보일러 본체와 연통 사이의 틈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펜션에 보일러를 시공했던 업체는 관련 시설을 설치할 자격이 없던 것으로 확인돼 시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일 한국가스안전공사, 강릉시청 등에 따르면 일산화탄소 유출 사고가 발생한 펜션의 보일러는 강릉 소재 A 업체가 시공했다. 

A 업체는 보일러 시공을 할 수 있는 가스시설시공업체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는 가스공급업체로만 등록돼 있었다. 가스 판매만 할 수 있는 업체가 보일러 시공을 한 것이다.

현행법에 의하면 가스보일러 시공 업자는 가스시설시공업 3종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한 후 4박5일 간의 교육을 수료해야 한다. 이후 난방시공업체로 등록한 뒤 또다시 안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를 갖추지 않은 무자격 업체가 보일러를 시공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불법으로 무자격 업자가 보일러를 시공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조진행 전국보일러설비협회 강원지부 지부장은 “이전부터 무자격 업자가 보일러를 시공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며 “전문가가 보일러를 시공하면 25~30만원 정도인데 무자격자가 시공하면 이에 절반도 안 되는 금액에 설치할 수 있으니 소비자가 무자격 업자를 찾는 일도 잦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펜션 사고에서 문제가 됐던 보일러와 같이) 실리콘 혹은 석고 붕대 등으로 연통 마감처리가 안 된 보일러 시공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마감처리를 하지 않으면 보일러 가동 중 발생하는 진동으로 연통이 이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보일러 부실 시공으로 일산화탄소 누출되는 사고는 이전부터 자주 발생했지만 영세한 무자격 업자를 업계가 단속하기는 힘들다”면서 “소비자는 무자격자 보일러 설치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고 반드시 자격업체에 시공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릉 펜션에 우정여행을 왔던 서울 은평구 대성고 고3 학생 10명은 사고로 일산화탄소에 중독됐다. 이들 중 3명은 안타깝게 숨졌으며 7명은 부상당했다. 다친 이들 중 5명은 강릉아산병원으로 이송됐고 나머지 2명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옮겨졌다.

강릉아산병원으로 이송된 5명 중 3명은 전날 일반 병실로 옮겼다. 나머지 2명은 아직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옮긴 학생 2명은 고압산소와 저체온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이들은 펜션 주인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18일 오후 1시12분쯤 남학생 10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을 펜션 관계자가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건 현장 일산화탄소 농도는 155ppm으로 높게 측정됐다. 일반적 정상 수치는 20ppm 수준이다. 정상수치 대비 7배가 넘는 일산화탄소가 해당 펜션 객실 내부에서 검출된 것이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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