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철강산업 결산] 보호무역 파고부터 수익성 양극화까지 ‘험난한 한 해’

[2018 철강산업 결산] 보호무역 파고부터 수익성 양극화까지 ‘험난한 한 해’

기사승인 2018-12-22 01:01:00

철강업계에게 2018년은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철강산업의 전방 산업인 자동차, 건설, 조선업의 부진으로 내수 매출은 부진했고,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파고로 수출길까지 막히는 ‘이중고’에 시달리기도 했다. 2018년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되짚어보며 내년도 철강 업황을 살펴본다.

◇먹구름 잔뜩 낀 전방산업…내년도 ‘글쎄’

국내 철강산업은 올해 초부터 원재료, 부재료 가격이 치솟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이에 더해 철강업 전방산업인 자동차, 건설, 조선업의 부진이 더해져 냉연, 열연 후판 등의 주력 제품의 판매가 부진했다.

전방산업의 위축에도 철강 ‘빅2’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선제적 투자와 ‘규모의 경제’를 구현한 덕택에 내수시장의 위축에도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반면에 중소철강사들은 내수 시장의 둔화로 인해 직격탄을 맞고 실적 하락에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내년 전망 역시 어둡다. 자동차 산업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미국 금리 인상으로 자동차 판매가 둔화될 전망이다. 조선업계는 최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5개월 연속 선박 수주가 글로벌 1위를 재탈환하며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2016년부터 시작된 ‘수주절벽’ 여파로 내년까지는 조선업계가 저조한 실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건설업 경기는 더욱더 어렵다. 내년 건설수주가 최근 5년 중 최저치로 하락한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국내 건설 수주 총액은 160조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올해 144조, 내년 건설수주는 135조억원으로 5년 내 최저치를 찍을 것으로 예측한 상태다.

◇양극화에 시름하는 철강업계…‘부익부 빈익빈 심화’

무술년(戊戌年)은 철강업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된 한 해였다. 철강업계 ‘빅2’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대내외적 악재에도 탄탄한 실적을 거뒀다. 반면 동국제강 등 중소형사는 내수시장의 수요 둔화와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파고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올해 3분기 업계 맏형 포스코는 7년 만에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달 23일 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011년 이후 최대인 1조5311억원이다. 현대제철 역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어난 376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와 달리 중소형사의 맏형 격인 동국제강은 대내외적 악재에 지난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줄어든 526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세아제강지주(세아베스틸·세아창원특수강 등)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1% 축소된 243억원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처럼 대형사와 중형사 간 영업익이 양극화된 이유는 중소형사들이 ‘일관제철’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과 건설 등 주요 수요산업이 위축된 탓이다.

철강을 만드는 공정은 크게 제선·제강·압연의 세 공정으로 나뉜다. 이 공정을 모두 통틀어 일관제철이라 일컫는데 이 공정의 경우 용광로를 보유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쇳물부터 최종제품까지 모두 만들 수 있다.

이들 기업은 일관제철을 통해 원재료 가격 상승을 반영한 반제품을 판매할 수도 있고, 수요에 따라 제품을 다양하게 생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내외적 변수에도 안정적인 영업익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완제품만을 생산하는 동국제강 등 중형철강사들은 원료와 반제품 가격이 오르면 이에 적절한 대처가 불가한 상황이다. 실제 전극봉과 바나듐 같은 철강 부재료의 가격은 지난해 대비 5배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동국제강이 판매하는 철강재의 가격에는 원가 상승분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일관제철 체계 성립 등을 비롯한 대규모 투자를 통한 대책이 중소철강사에 요구되지만 대형사와 달리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철강사에게 이는 여의치 않다. 철강 내수 시장의 활성화, 원자재가의 하락 등 훈풍이 불지 않는다면 실적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이은 세이프가드에 위축된 철강업계

연초부터 미국은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조치를 시행해 한국산 철강재의 수입을 2015~2017년 평균 수입물량의 70%로 제한하기로 하며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이는 내수시장에서도 전방산업의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던 철강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후 미국으로부터 고율 관세를 면제받는 대가로 대미 수출 평균량의 30%를 줄이기로 합의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현재까지 EU(유럽연합),캐나다,터키,인도 등 여러 국가가 한국산 철강을 포함한 수입산 철강 제품을 겨냥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이들 국가의 주장은 한국산을 비롯한 외국 철강 수입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자국 철강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줬고, 또는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 국가들이 이를 제지하기 위해 선택한 수단은 세이프가드인데 이 제도는 전체 수입 제품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에 한국 철강업계의 수출에 타격을 입힐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더군다나 미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현재 진행 중인 통상 분쟁으로 내년 철강업계의 어깨는 더욱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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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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