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유통가 총수들의 신년사 키워드는 '위기' 그리고 '혁신'이다. 급변한 유통 환경 속에서 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총수들이 신년사에서 온오프라인 혁신, 사업 확장으로 향후 주도권을 선도하겠다고 한 만큼, 새해 유통가의 총성 없는 전쟁은 더욱 격해질 전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즈니스 혁신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신기술을 모든 경영 프로세스에 적용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영역에 대한 적극적 도전을 천명했다. 그는 “성공보다 빠른 실패(fast failure)를 독려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면서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실패하더라도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먼저 직접 경험해보는 것 자체가 큰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게그룹 부회장 역시 “고객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중간’은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며 “중간은 없다(There is no middle ground)”며 혁신을 역설했다. 앞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중간자로 남을 경우,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지속 운영 가능한 상시적인 구조 ▲ 다르게 볼 수 있는 시각과 창의적 마인드 ▲경험에서 고객의 트렌드를 찾아 사업모델화하는 능력 등 세 가지 역량을 강조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신년사 또한 혁신에 대한 절박함이 묻어난다. 정지선 회장은 "사업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사업을 적기에 변화시키지 못하면 결국 쇠퇴하게 된다”며 “미래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미래 비전을 위한 성장 동력 확보 ▲사업방식의 혁신을 통한 미래 대응 ▲실행력을 제고하는 조직문화 구축 등 3대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아울러 온·오프라인 사업을 통합적 관점으로 보고,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사업방식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화장품 업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변화는 새로운 혁신을 해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두려워하지 말고, 주저하지 말고, 지금의 모든 변화를 즐겨야 한다”고 했다. 특히 “K-뷰티의 유행을 넘어서는 근본적으로 한 차원 높은 목표인 아시안 뷰티(Asian Beauty)를 창조하고 전파하는 일에 모든 의지와 역량을 집중하자”고 주문했다. 아울러 ▲고객 신뢰 강화 ▲디테일의 실천 ▲사업구조와 일하는 방식의 고도화 등을 올해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절박한 마음가짐으로 사업에 임해야 한다"며 ▲고객 신뢰 강화 ▲디테일의 실천 ▲사업구조와 일하는 방식의 고도화 등을 새해 중점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 "작지만, 보석 같은 회사'를 만들어 나가자"며 "불필요하거나 반복적인 업무를 제거하고 중복 업무를 통합하는 등 일하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