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새 전국 5개 시도에서 홍역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설연휴까지 전국적인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해외 유입 감염병 예방을 위한 ‘감염병 여행경보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 본부장은 지난 22일 충북 오송의 한 식당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정 본부장은 “당분간 소규모 해외 유입과 연관된 케이스는 발생할 것이다”라면서 “그러나 우리나라의 홍역 예방접종률은 매우 높기 때문에 대규모 유행으로 전파되진 않을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2000년~2001년에 5만 5000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그 당시 홍역퇴치 5개년 계획을 세웠다. 전략 중 하나는 일제접종을 하는 것이었다”며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500만명을 3달 동안 홍역과 풍진 접종을 일제히 했다. 면역력을 확 올려서 유행을 컨트롤 한 게 아니라 퇴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는 환자가 100명 이하로 떨어졌다. 두 번째 전략은 입학 때 확인서를 내게 하는 것이었다. 학교를 입학할 때 홍역 예방 맞았는지 확인서를 내도록 했다. 미접종자들은 입학 하자마자 접종을 시켰다. 세 번째는 환자 감시였고, 2014년 홍역 퇴치국가 인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나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예방접종률은 2017년 기준 1차 97.7%, 2차 98.2%에 달한다.
정 본부장은 “홍역은 메르스와 다르다. 메르스는 치료제도 없었지만 홍역은 치명률도 낮고, 예방접종률도 높아 집단면역으로 전파가 차단된다. 다만 2015년 메르스 이후 국민들이 감염병에 대한 우려나 위험에 대해 민감해지셨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홍역이 발생한 경기도는 잠복기가 있으니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 접촉자 등 환자 규모는 조금 늘어날 수 있지만 전국적인 발생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며 “특히 설날 즈음해서 (규모가) 커지거나 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한편 정 본부장은 이번에 발생한 홍역 바이러스가 각각 다른 경로로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검역체계를 전문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감염병 여행경보시스템’ 구축 계획도 밝혔다.
그는 “올해 핵심 사업 중 하나가 검역체계 전문화하는 것이다. 환자가 해열제를 먹고 들어오면 검역관은 알 방법이 전혀 없다”며 “단순 검역이 아니라 해외여행자의 건강을 관리하는 검역체계로 개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최근에는 외부에서 들어온 감염병이 문제가 된다. 홍역도 시작은 해외다”라며 “감염병 여행경보시스템을 만들어볼까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을 언제 가는데, 그 나라는 홍역이 레벨 1 수준이다 등과 같은 식이다. 외교부는 치안을 가지고 이런 시스템을 만들었고, 질본은 감염병으로 해외여행자에 대한 경보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고 전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