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시달리던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한 반지하 주택에 살던 김모(82·여)씨와 딸 최모(56)씨가 숨져있는 것을 집주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외부 침입이 없는 것을 감안, 이들이 생활고를 견뎌온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차 부검 결과 이들 모녀의 사인이 질식사라는 판단이 나왔다.
경찰과 중랑구청 등에 따르면 김씨 모녀는 매달 기초연금 25만원을 받으며 생계를 유지해왔다. 숨진 채 발견되기 직전에는 월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에서 월세를 차감할 형편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령의 김씨는 치매를 앓고 있었다.
서울시는 지난 2014년 서울 송파구 반지하 주택에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세 모녀가 숨진 이후, 생계가 어려운 가정을 발굴하는 ‘찾아가는 동사무소(찾동)’ 서비스를 지난 2015년부터 시행해왔으나, 이들은 여기에 해당되지 못했다. 모녀가 살던 망우동의 경우 지난해 5월부터 찾동 서비스가 시행돼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아직도 제도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랑구청 측은 이들 모녀가 공과금을 성실히 납부해 주민센터에서 지정하는 긴급복지지원 대상에 들지 않았고, 기초생활 수급자도 아니어서 빈곤 위기가정으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중랑 구청 측은 “향후 전수 방문 대상을 확대해 사각지대를 줄이겠다”고 해명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