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복강경 탈장수술의 안전성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처음으로 입증됐다. 연구 결과에 따라 점차 고령화 되는 탈장환자에게 복강경 수술을 적용해 수술 후 통증을 감소시키고 빠른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외과 최성일·정윤아 교수팀은 연구 ‘고령 환자에서 복강경 탈장 수술의 안전성’을 탈장질환 국제 학회지인 ‘Hernia’지에 게재했다고 23일 밝혔다.
탈장은 신체 내 장기가 복벽의 약해진 틈을 통해 빠져나오는 것을 말한다. 신체의 어느 곳에서나 생길 수 있지만 가장 흔한 것은 사타구니 부위에 생기는 서혜부탈장, 그 외에 대퇴 부분에 생기는 대퇴탈장, 배꼽 부위에 생기는 제대 탈장 등이 있다. 주로 10대 미만 어린이나 50대 이상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70대 이상 노인에서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탈장 치료는 수술을 통해 튀어나온 장을 제 자리로 복원시키고 다시 나오지 못하도록 고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탈장의 종류와 환자의 나이, 근력, 직업 등 상태에 따라 다양한 수술법으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통증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빨라 일상생활로의 더 빠르게 복귀할 수 있어서 복강경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70세 이상 노인들에게는 수술 후 합병증, 수술 시간 등의 문제로 인해 쉽게 적용해오지 못했다.
강동경희대병원 탈장클리닉-최성일/정윤아 교수팀은 ‘고령 환자에서 복강경 탈장 수술의 안전성’ 연구를 통해 고령 환자에서도 복강경 수술이 충분히 안전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복강경 탈장수술을 한 425명의 환자에 대한 수술 중 합병증 및 수술결과에 대해 분석했다. 환자를 나이에 따라 젊은 그룹 317명(평균연령 51.6세)와 노인그룹 108명(평균연령 75.3세)로 나눠 비교 분석한 결과 70세 이상의 고령인 환자에서도 안전하게 시행되었음을 확인했다. 수술 후 합병증, 수술 시간 등이 젊은 환자에 비해 차이가 없었고, 다만 고령 환자에서 병원 재원기간이 0.3일 긴 결과를 보여 주었다.
최성일 교수는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탈장환자도 점차 고령화되어 가는 중에 이번 연구를 통해 고령 탈장환자에게서 복강경 수술을 적용하는 근거가 마련됐다”면서 “복강경 탈장수술은 노인환자의 수술 후 통증을 감소시키고 빠른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