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0억’ 소송 예천군…물의 일으킨 의원 재산 다 합쳐도 ‘역부족’

‘최대 200억’ 소송 예천군…물의 일으킨 의원 재산 다 합쳐도 ‘역부족’

기사승인 2019-01-29 06:20:00

예천군 의원들과 의회가 캐나다 현지 가이드로부터 최대 2000만달러(한화 약 244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가이드 측은 군의회, 군청에서라도 배상액을 전부 받아내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의원들의 추태로 인한 손해배상금을 혈세로 물어낼 수도 있어 군민 분노가 커지고 있다.

가이드 측 변호인인 미국 로펌 ‘로우 와인스틴 앤 손’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종철 의원 등에 고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피고는 박 의원을 비롯해 폭행을 방조한 동료 군의원들(이형식 의장, 권도식 의원, 김은수 의원), 김학동 군수, 그리고 군의회다. 애초 밝힌 손해배상액은 200만달러(한화 약 22억원) 였지만 이후 500만달러(약 한화 56억원) 이상으로 정정됐다. 

‘로우 와인스틴 앤 손’의 크리스티나 신, 노승훈 변호사는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국의 군 의원들이 국민 혈세를 써서 여행을 왔는데 폭행 사건을 저질렀다. 한국에 돌아간 뒤에도 의원들은 피해자를 협박하고 뉴스에 허위 정보를 말하기도 했다”며 “정치인들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개인의 삶을 파괴하고, 상해를 입히고, 심지어 미래 생계까지 크나큰 위협을 끼치고 있다”며 사건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또 손해배상 청구액은 피해자 의료비, 비경제적인 피해(앞으로 있을 직업에 대해 피해를 입은 부분, 기회비용, 시간의 손실), 정신적 상해 등등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이날 노 변호사는 56억원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제외한 금액이라고 밝혔다. 노 변호사는 “이 정치인의 행동이 얼마나 죄질이 나빴는지, 차후 어떻게 일을 처리했는지 고려해 배심원이 징벌적 손해배상 금액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1000만달러, 2000만 달러까지도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폭행 사건을 공동 책임이라고 강조하며 “(돈을) 1명이 내든, 모든 사람이 내든 그런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손해 배상 금액이 모두 다 처리될 때까지 금액을 다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소송 대상에 군의회가 포함된 만큼, 군의회는 국제변호사 등을 선임하는 비용을 예산으로 확보해야 한다. 또 미국 법원에서 형법상 유죄 판결이 날 경우에는 박 의원과 동료 의원들에 대한 재산압류 조치가 내려진다. 더 나아가 군이 군민 혈세로 배상해야 할 수도 있다. 

손해배상액은 피고인 명단에 포함된 의원들 전재산을 훌쩍 넘는다. 지난해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상북도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의원 재산에 따르면 김 군수 32억9424만원, 박 의원 5억1237만원, 권 의원 3690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김 의원은 빚 8143만원을 신고했다. 이 의장의 경우 정부, 국회, 경북도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재산 변동사항 신고내역에 따르면 21억9651만원을 신고했다. 경상북도 군의원 가운데 가장 높은 액수였다.

폭행 당사자인 박 의원, 여성 접대부 업소를 요구한 권 의원, 이 의장 등 징계 대상 3명 모두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5일 윤리위원회에 출석한 이들은 자진사퇴를 거부하고 소명서를 제출했다.

군의회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통해서 이 소식을 접했고, 고문 변호사 자문을 받고 있다”며 “아직 공문이 접수됐거나 소송이 제기된 것은 아닌 걸로 알고있다. 아직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의원 3명에 대한 징계 수위는 오는 30일 윤리특위 마지막 회의에서 결정된 뒤, 오는 1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3일 박 의원은 동료 의원 8명과 미국 동부와 캐나다에서 국외연수 중 캐나다 토론토에서 출발하려는 버스 안에서 현지 가이드를 주먹으로 때려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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