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는 29일 이 전 대통령 주거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으로 제한하는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해달라는 취지의 청구서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인겸)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 전 대통령이 78세 고령인 데다 당뇨와 기관지확장증을 앓고 있어 어지럼증, 수면장애, 체중감소 등을 겪고 있다”며 “재판 과정에서 공판이 종료될 때마다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지 않으면 혼자 걸어 나갈 수조차 없는 상태”라고 항변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오랜 기간 수면무호흡증세까지 겹쳐 고통을 받아왔는데 증상이 누적되면 고령자의 경우 심장에 상당한 부담을 줘 돌연사 우려가 있다고 한다”며 “얼마 전부터는 양압기를 구치소 내로 반입해 착용하고 잔다”고 주장했다.
또 이 전 대통령 측은 재판부 교체를 보석 청구의 다른 이유로 들었다. 지난 28일 법원 인사로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장이었던 김인겸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담당 재판부가 바뀌게 됐다. 이에 이 전 대통령 측은 “구속기간 만료일을 불과 55일 앞두고 새 재판부가 구성되는데 구속 기간 만료일 안에 재판이 충실하게 진행될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열린 1심 공판에서는 이 전 대통령을 자동차부품회사 다스(DAS) 실소유주로 보고 7개 혐의를 유죄로 판단,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을 선고하고 약 82억원을 추징키로 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