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PM 2.5)가 정신질환에 의한 응급입원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런 연관성은 날이 따뜻해질 때 더 뚜렷한 것으로 분석돼 봄철 이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보건대학원·건강환경연구소·분당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서울에서 2003∼2013년 사이 우울증과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에 의한 응급입원 8만 634건을 대상으로 초미세먼지(PM2.5) 노출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 연구(Environmental Research)’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연구 기간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이틀 평균 10㎍/㎥ 증가했을 때 정신질환에 의한 응급입원은 0.8%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경향은 날씨가 추울 때보다 따뜻할 때 초미세먼지와 함께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오존, 이산화황 등의 대기오염물질 중 하나라도 수치가 높을수록 연관성이 더 컸다. 이 경우 정신질환에 의한 응급입원 위험은 최대 2.3%까지 증가했다.
다만, 초미세먼지가 정신질환에 미치는 위해성은 65세 미만에서만 관찰됐다. 이는 65세 미만 성인과 어린이가 65세 이상 고령보다 초미세먼지에 의한 호흡기질환으로 입원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경향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평소 이 연령대가 노인보다 바깥 활동 시간이 더 긴 만큼 정신질환에 미치는 초미세먼지의 영향도 클 것이라는 것.
서울대 보건대학원 원장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0∼30㎍/㎥로 낮더라도 정신질환에 의한 입원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는 농도와 상관없이 초미세먼지에 아주 짧은 기간 노출돼도 정신질환에 미치는 위험이 크다는 방증인 만큼 추가적인 메커니즘 분석과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에서도 초미세먼지가 정신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스웨덴 우메아(Umea)대학 연구팀은 2016년 영국의학저널(BMJ Open)에서 50만명이 넘는 18세 이하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가 10㎍/㎥ 증가하면 아동의 정신질환이 4% 증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당시 대기오염물질이 신체나 뇌 속으로 들어가 염증을 유발함으로써 정신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